"향후 2주내 새 정부 구성될 것"
중앙은행 등 금융시스템 회계감사 거쳐야
레바논 정치권, 국민 신뢰 회복해야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레바논을 방문 중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향후 2주 내 레바논에 새 정부가 구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사회의 지원은 레바논 정부와 금융 시스템의 자체 개혁이 먼저 이뤄져야 시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레바논 베이루트를 방문중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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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시간)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레바논의 폭발 참사 현장인 수도 베이루트 항구를 방문한 자리에서 레바논 새 내각 구성 일정을 언급했다. 통상 정부 구성에 수개월이 걸렸지만, 이번에는 초고속으로 정부 구성 일정을 마치겠다는 뜻을 레바논 정치 지도자들이 밝혔다는 것이다. 앞서 베이루트항 폭발참사 이후 레바논 정부는 내각이 총사퇴한 뒤, 마크롱 대통령의 방문 몇 시간 전에 독일 대사 출신의 무명 정치인 무스타파 아디브를 새 총리로 임명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베이루트 항구를 찾기에 앞서 레바논 정치 지도자들을 만났다. 이와 관련해 그는 레바논 정치지도자들이 국민의 신뢰를 잃었으며, 오랜 기간 개혁에 실패했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레바논이 새 내각을 구성하고 국제사회가 요구한 개혁에서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국제 사회의 금융지원 등은 미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레바논 중앙은행과 금융시스템에 대한 대규모 회계 감사와 폭발참사에 대한 신뢰성 있는 조사 등을 요구했다.
이외에도 마크롱 대통령은 부패와 연루된 레바논 정치인에 대해서는 국제 사회가 공조에 나서 제재를 가할 수 있다는 점도 경고했다.
지난달 4일 레바논 베이루트항에서는 수년간 보관된 인화성 물질 질산암모늄 약 2750t이 폭발해 180여명이 목숨을 잃고 6000명이 부상당했다. 이미 금융위기로 시작된 경제위기로 고통받던 레바논은 폭발참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 3중고에 처했다. 특히 종교에 따라 정치 권력을 분점하는 정치체제를 채택한 탓 등으로 인해 무책임의 정치가 이어져 왔다. 레바논은 내전 끝에 대통령은 마론파 기독교, 총리는 이슬람 수니파, 국회의장은 이슬람 시아파 출신이 맡는 종파별 권력분점형 정치체제를 유지해왔다.
아디브 총리가 새롭게 구성되는 내각과 관련해 마크롱 대통령은 통상적인 인사와 달리 '자격을 갖춘 인사'로 구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레바논에서는 아디브 총리의 전격 발탁과 관련해 반발 여론이 크다. 아디브 총리가 과거 나지브 미카타 전 총리의 측근이라는 점 때문에, 그 역시 기성 정치인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실제 이날 레바논 의회 주변에서는 시위에 나섰는데, 이 역시 레바논인들이 가진 불만족을 대변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시위대의 요구는 제각각 달랐는데 미셸 아운 레바논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는가 하면, 마크롱 대통령의 레바논 방문으로 대변되는 외세의 개입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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