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수성가형 정치인이나
민의와 동떨어진 파벌 담합 정치의 산물
아베노믹스, 개헌, 외교정책 등 지속 전망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2일 기자회견을 열어 자민당 총재 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로이터 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도쿄=조은효 특파원】 일본 총리에 도전한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2일 "아베 노선을 확실히 계승하겠다"고 밝혔다.
스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민당 총재 선거 출마를 공식화하며 "아베 총리가 전력을 다해 진행해 온 것들을 확실히 계승하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모든 힘을 다할 각오"라고 말했다. 아베 노선 계승 의지를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스가 장관은 현재 자민당 7개 파벌 중 총재 선거에 출마한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이 이끄는 이시바파(19명), 기시다 후미오 자민당 정조회장이 속한 기시다파(47명)을 제외한 나머지 5개 파벌의 지지를 모두 확보한 상태다.
오는 14일 자민당 총재 선거가 요식행위나 다름없을 정도로, 당선이 확실시된다. 스가 장관은 이 자리에서 자민당 소속 국회의원 외 47개 도도부현 대표가 행사할 141표를 겨냥, "아키타현 농가 출신으로 국회의원이 돼서도 지방을 소중히 하고싶은 마음"이라고 호소했다.
차기 자민당 총재 임기는 1년이다. 아베 총리의 자민당 총재 잔여 임기(2021년 9월)까지만 재임하게 된다. 자민당은 1년 뒤 다시 총재 선거를 치르게 된다.
스가 장관이 아베 노선 계승 의지를 밝힘에 따라 향후 1년간은 정책기조에 이렇다할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2일 자민당 총재 선거 출마 선언을 하기 위해 기자회견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로이터 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아베 총리의 간판 정책인 경제분야의 아베노믹스를 비롯해 헌법에 군대를 명기하는 형태의 개헌,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자 문제 해결, 미·일 동맹 강화, 저출산 고령화 대책 등 각 분야별 정책이 그대로 이어질 전망이다. 한·일 관계도 돌파구를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스가 장관은 여타 일본의 세습정치인들과 달리, '흙수저, 무파벌, 야간대 출신'의 자수성가형 정치인이다. 국회의원 비서, 요코하마 시의원을 거쳐 1996년 중의원에 당선됐다. 2002년 당시 관방 부(副)장관이었던 아베 총리의 눈에 들며, 아베 1차 내각(2006년 9월~2007년 9월)에서 총무상에 이어 2차 내각(2012년 12월~현재)에서는 7년8개월째 최장수 관방장관으로 재임 중이다.
일본 정계에서는 보기 드문 '스토리가 있는' 정치인이나, 파벌간 담합으로 권좌에 올랐다는 점은 한계점으로 지목된다. 민의와 동떨어진 대표 선출 방식은 일본 정치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한편, 기시다 후미오 정조회장과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은 전날 자민당 총재 선거에 입후보 의사를 밝혔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총리감 선호도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으나, 4번째로 도전하는 이번 총재 선거에서도 뜻을 이루기 어려워 보인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