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차량·도로 침수 속출…"고립됐다" 신고에 40여명 구조
양양 1시간 강수량 124.5㎜ 기록…태풍 북상에 추가 피해 우려
역류하는 배수구 |
(속초·양양=연합뉴스) 이종건 이해용 박영서 기자 = 제9호 태풍 '마이삭'의 영향으로 2일 오후 들어 강원 영동 북부지역에 매우 굵은 빗줄기가 쏟아졌다.
비는 현재 소강상태를 보이나 양양에는 오후 한때 1시간 강수량이 124.5㎜를 기록하는 등 동해안을 중심으로 시간당 30∼70㎜의 많은 비가 쏟아졌다.
집중호우에 저지대 주택과 도로 침수는 물론이고 고립으로 인해 구조의 손길을 요청하는 119 신고가 쇄도했다.
지자체는 재난 문자를 통해 취약 지역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리고, 도로 침수로 인한 차량 통행 통제 소식과 하천 범람 우려 등을 지속해서 알리는 등 피해 예방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빗물에 잠긴 속초 도심 |
◇ 집중호우에 도심 '물난리'…피해 신고·구조 요청 쇄도
이날 동해안에는 시간당 최대 1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피해가 속출했다.
피해 대부분이 주택, 차량, 도로 침수나 토사 유출, 나무 쓰러짐 등이다.
강원소방은 하천 범람으로 마을이 침수돼 고립되거나 차량에 고립됐다는 신고도 10건을 접수해 40여 명을 구조했으며, 다친 사람은 없었다.
동해안 지자체는 속출하는 피해를 수습하는 데 정신이 없는 상태다.
특히 양양군은 현북면 광정천 범람을 우려, 재난 문자를 통해 인근 주민들에게 고지대로 대피할 것으로 알렸으나 다행히 하천이 범람하지 않고 주택 일부가 침수되는 데 그쳐 대피 인원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저지대인 강현면 강선리에서는 주민 40명 정도가 안전지대로 대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양읍내도 집중호우로 도로가 한때 물에 잠기기도 했다.
1시간 강수량 124.5㎜…물난리 난 양양 |
강원도에 따르면 현재까지 침수·붕괴 우려지역 등 위험지역 주민 132명이 미리 피신한 것으로 집계됐다.
속초에서는 저녁 한때 동해대로 청학사거리∼아남프라자∼쌍다리∼청초지구대 구간이 침수돼 차량통행이 통제됐으나 현재는 풀린 상태다.
그러나 아직 물이 빠지지 않은 곳이 많아 도로 한가운데 차들이 덩그러니 남아 있다.
침수 피해를 본 속초시 교동 상인들은 "배수 공사 이후 최근 몇 년간 침수 피해가 없었는데 가게 안까지 물이 사람 허벅지 높이 만큼 찼다"며 망연자실했다.
빗물로 가득 찬 도로 |
◇ 양양 1시간 강수량 124.5㎜…최대 400㎜ 비 예보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내린 비의 양은 양양 264㎜, 속초 설악동 262㎜, 양양 강현 197㎜, 고성 간성 154㎜, 북강릉·속초 청호 150.5㎜, 삼척 신기 94.5㎜ 등이다.
양양에는 오후 7시 25분부터 1시간 동안 무려 124.5㎜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같은 시간 속초 설악동 70㎜, 고성 간성 57.5㎜, 속초 청호동 48㎜ 등 동해안 곳곳에 40∼70㎜의 비가 내렸다.
강릉에도 퇴근 시간대에 시간당 30∼50㎜의 굵은 빗줄기가 퍼부었다.
태풍 마이삭은 현재 부산 남남서쪽 약 210㎞ 부근 해상에서 시속 28㎞ 속도로 북북동진하고 있다.
태풍으로 인한 예상 강수량은 3일까지 영동 100∼300㎜, 많은 곳은 400㎜ 이상이다.
영서는 100∼200㎜의 비가 내리겠다.
예상 최대 순간풍속은 영동 시속 72∼144㎞(초속 20∼40m), 영서 시속 36∼108㎞(초속 10∼30m)다.
강원기상청은 "비구름대는 점차 북한지역으로 이동하겠으나 태풍이 북상하면서 동풍이 강하게 들어와 영동에는 매우 강하고 많은 비가 집중되는 곳이 있겠으니 비로 인한 피해가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conanys@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