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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배달인력 확보 전쟁에 '새우등' 터지는 자영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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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 2.5단계 시행 이후 배달 수요 급증

배달주문 20% 이상 늘어지만, 배달인력은 제자리

업계 내 인력 확보 경쟁에 배달수수료는 상승세

자영업자·소비자 부담 커졌지만, 배달시간은 오래걸려

[이데일리 이성웅 기자] 수도권을 중심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되면서 배달음식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가운데 배달업계에선 인력경쟁이 한창이다.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등 자체 배달 서비스를 운영하는 배달앱 사업자들이 배달원들을 상대로 강력한 프로모션을 내걸면서다.

이에 생각대로나 바로고 등 배달대행전문업체들은 배달료 인상으로 인력 유출 방어에 나서고 있다. 업계의 인력경쟁에 자영업자와 소비자들은 배달료 부담이 늘어났음에도 배달 시간 등 지연 등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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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오후 광주 북구청 앞 도로에 배달 라이더의 오토바이가 빠르게 지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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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1일까지 주문 건수는 전주 대비(8월 22~25일) 대비 8.3% 증가했다. 방역당국이 수도권을 대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발표하면서 사실상 외식이 힘들어지자 배달 음식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특히 프랜차이즈 카페 내에서 취식 금지로 디저트 카테고리 주문은 같은 기간 29% 급증했다.

배달 주문은 늘었지만 배달원 증가율을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

배달대행전문업체 바로고에 따르면 2.5단계 시행 첫날인 지난달 30일 근무한 배달인원은 1만3700명으로 7월 마지막주 일요일(7월 26일) 대비 1000명 남짓(7.9%) 증가하는데 머물렀다. 같은 기간 바로고에 접수된 주문 건수는 25.8% 늘었다.

이처럼 배달원이 부족해진 것은 갑작스럽게 배달량이 늘어난 탓도 있지만 배달업계 내 인력경쟁으로 배달대행전문업체에서 인력유출이 심해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폭염과 장마, 태풍이 번갈아 온 궂은 날씨도 한몫했다.

최근 배달업계에선 쿠팡이츠와 배달의민족 자체 배달서비스 ‘배민라이더스’ 등이 배달원 충원을 위해 강력한 프로모션을 내걸고 있다. 첫 배달 완료 수당이나 특정 시간대, 날씨에 맞춰 인센티브를 지급하기 때문에 가맹점주로부터 받는 배달료 이상으로 수당을 챙길 수 있다. 쿠팡이츠의 경우 안전교육 강의만 수강해도 교육비로 2만원을 받을 수 있다. 배달인력들이 자연스럽게 배민라이더스나 쿠팡이츠로 발을 돌리는 이유다.

실제로 쿠팡이츠는 최근 저녁 시간대 비가 오는 날이면 심심찮게 배달원에게 건당 2만원 이상의 배달료를 지급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강남구에서 근무한 한 배달원은 하루 47만원 이상을 벌어가 쿠팡이츠 배달원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수당에서 경쟁이 되지 않자 생각대로나 바로고는 최근 일부 지사를 중심으로 배달료를 인상해 인력 유출을 막고 있다.

생각대로 노원지사는 지난달 29일 가맹점을 대상으로 배달 수수료를 인상했다. 기존 3000원이었던 기본 배달요금을 3500원으로 인상하고, 심야, 우천 등 각종 할증 요금도 인상했다. 생각대로의 경우 요금체계를 개별 지사에서 설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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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수도권 지역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된 30일 오후 9시 이후 서울 송파구의 한 음식점 앞에서 한 배달기사가 포장 음식을 나르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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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대로에선 노원지사 외에도 배달료 인상을 결정하는 지역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로고를 비롯한 타 배달대행업체 역시 수수료가 올라가는 것은 시간문제다.

배달대행전문업체들이 수수료를 올리면서 자연스럽게 부담은 자영업자들과 소비자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생각대로 노원지사에서 인상한 기준에 따르면 비 오는 날 심야시간대 3㎞ 거리만 배달한다고 해도 배달요금은 순식간에 3500원에서 7500원으로 늘어난다. 기본요금 3500원은 1㎞까지 적용되고 이후 100m 당 100원이 추가된다. 여기에 심야할증 1000원과 우천 할증 1000원이 또 붙는다. 만약 구 경계를 넘는 배달이라면 또 1000원이 추가될 수 있다.

서울 영등포에서 프랜차이즈 치킨집을 운영하는 한 업주는 “원가율 40%라고만 가정해도 1만8000원짜리 치킨 한마리 팔아서 배달료로 7000원 내면 수중에 쥐는 돈은 5000원 밖에 안된다”며 “소비자한테 받는 배달료를 올리고 싶어도, 배달료가 무료거나 저렴한 치킨집도 많아서 배달료가 올랐다고 소비자 부담을 늘리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배달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배달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도 2.5단계 시행 이후 늘어난 불만 중 하나다. 평소 30~40분이면 도착하던 배달음식이 배달원이 배정되지 않아 1시간 이상씩 걸리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에 배달업계에선 배달수요가 늘어난 기간동안 한시적으로라도 소비자 불편 최소화를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바로고 관계자는 “피크 시간대에는 배달 지연과 취소 사례가 잇따르며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며 “배달원 상점에서 음식을 받는 동안에는 불법주정차 단속 대상에서 제외해주거나 빈 택시를 이용한 음식 배달을 허용하는 등 한시적일지라도 지원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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