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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일본 신임 총리 기시다 후미오

사실상 '스가 정권'... 막 오른 지지 파벌간 주도권 다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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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3대 파벌 수장, 공동기자회견서 스가 지지
지지 선점한 '킹 메이커' 니카이 영향력 견제
당내 "국민들이 담합정치 어떻게 볼까" 비판도
한국일보

차기 자민당 총재 출마를 공식 선언한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이 2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 도중 물을 마시고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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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총리'를 결정하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독주 체제를 구축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을 두고 지지 파벌 간 주도권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주요 파벌 수장들이 스가 장관에 대한 지원 의사를 밝힌 공동 기자회견에 가장 먼저 지지를 선언하며 당내 '스가 대세론' 흐름을 만든 니카이파(47명)를 배제하면서다.

당내 3대 파벌인 호소다파(98명)와 아소파, 다케시타파(각 54명) 수장들은 2일 중의원 의원회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스가 장관을 추켜세웠다. 총재 선거에서 파벌 수장들이 무파벌 후보에 대해 한목소리로 결속된 자세를 보여주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번 에는 5개 파벌들이 유력 후보를 내세우지 못한 채 경쟁적으로 스가 장관에게 줄을 서면서 나타난 진풍경이다.

총재 선출 후 예정된 당직 인사와 조각에서 유리한 입지를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스가 대세론의 물꼬를 터 '킹 메이커'를 자처한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한 3대 파벌이 손을 잡았다는 해석이다. 이에 니카이파 소속 가와무라 다케오(河村建夫) 전 관방장관은 “앞으로 스가 장관을 지원하는 그룹은 하나가 되는 게 좋다”며 회견에서 배제된 불쾌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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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이 1일 도쿄 자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도쿄=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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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론의 배경에는 스가 장관에게 유리한 선출방식과 일정을 결정한 당 집행부의 역할이 컸다. 이를 주도한 게 니카이 간사장과 이시하라파(11명) 소속 모리야마 히로시(森山裕) 국회대책위원장이다. 이와 관련, 스가 장관은 지난달 29일 두 사람과의 회동에서 출마 의향을 전했고, 다음날 니카이파는 곧바로 지지를 선언했다.

니카이파가 발빠른 행보에 나선 것은 차기 총재의 손에 니카이 간사장의 유임 여부가 달려 있기 때문이다. 당내에선 지난해부터 고령 등을 이유로 니카이 간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다. 그러나 그는 당의 자금과 공천권을 계속 손에 쥐고 싶어한다.이에 대세론 형성에 도움을 받은 스가 장관이 그를 배제하는 인사를 단행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많다.

당내에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가와이 가쓰유키(河井克行) 전 법무장관과 부인 가와이 안리(河井案里) 참의원 의원의 검찰 수사가 향후 스가 정권의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스가 장관은 가와이 의원의 선거운동을 적극 도왔고 그에게 지급된 중앙당의 선거자금 1억5,000만엔(약 16억6,000만원)은 사실상 니카이 간사장의 책임이기 때문이다. 다른 지역구에 출마한 자민당 후보들에 비해 10배나 많은 액수가 지급된 배경이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 같은 파벌 간 주도권 다툼을 두고 비판도 적지 않다. 기시다파 중진 의원은 아사히신문에 “측근 정치가 끝나자 담합 정치”라며 “국민들이 어떻게 볼지 모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가 장관은 출마선언에서 이를 의식한 듯 "파벌 연합의 추대로 이 자리에 선 게 아니라 내 판단으로 출마를 결심했다"며 "파벌에 속하지 않은 4선 이하 젊은 의원들의 에너지가 나를 지지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도쿄= 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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