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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3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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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지지' 日자민당 파벌 주도권 싸움…"'킹메이커' 니카이 영향력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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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민당 3대 파벌, 스가 출마 선언 직후 기자회견…4위 파벌 니카이파 배제

향후 정부 요직 분배 영향 우려…"스가 장관 진영 속 주도권 싸움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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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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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사임 후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두고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을 지지키로 한 파벌간 주도권 싸움이 시작됐다. 소수의 파벌 수장들이 차기 총리를 결정하는 밀실 정치 논란과 함께 파벌 정치도 부활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3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전날 자민당 최대 파벌인 호소다파(98명)의 호소다 히로유키 회장과 제2파벌 아소파(54명)의 수장인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 다케시타파(54명)의 다케시타 와타루 전 총무회장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스가 장관을 지지한다고 표명했다. 스가 장관의 총재 공식 출마 선언 직후 당내 3대 파벌이 한꺼번에 나와 세를 과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자리에서 호소다 회장은 "아베 내각의 업무를 계승하는 리더가 최선"이라고 말했고 다케시타 전 회장도 "국난의 시기에 강한 내각을 만들어야한다"고 강조했다. 아소 부총리도 "위기 관리 정책 수행을 담당해온 관방장관의 경험이 매우 크다"라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도쿄신문은 "스가 장관이 우위에 있다는 점을 연출해 차기 정권에서 각료 등의 자리와 영향력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고 평가했다.


일본 언론들은 이를 두고 파벌간 주도권 싸움이라고 봤다. 아사히신문은 "세 파벌의 수장이 늘어선 특이한 회견은 다른 파벌에 앞서 '스가 옹립' 분위기를 만든 니카이 간사장에 대한 반격으로 받아들여졌다"고 분석했다. 다케시타파의 한 간부가 "주도권 다툼을 하고 있는 것이며 니카이파의 선행 움직임이 너무 하다"고 말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우세한 스가 장관 진영 속에서 주도권 싸움이 시작됐다는 견해가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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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카이 도시히로 일본 자민당 간사장(사진 가운데)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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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이날 세 파벌은 니카이파에 기자회견 참석 여부를 묻는 연락마저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마이니치신문은 니카이파 간부가 전날 오전 "(기자회견 소식을) 듣지 못했다. 우리만 제외했다니 이상하다"면서 정보 수집에 나섰고, 니카이파 회장 대행인 가와무라 다케오 전 관방장관이 기자들에게 "스가 장관을 지지하는 마음이 같으니 함께 해야하는거 아닌가"라면서 아소 부총리에게 연락해 불만을 터트렸다고 보도했다.


세 파벌이 니카이 간사장에 각을 세우고 있는 것을 두고 일본 정치권에서는 그가 '킹메이커'로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사히는 "새 정부의 핵심 요직 배분과 같이 세 파벌에 대한 처우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니카이파와는 대조적으로 스가 장관에 대한 세 파벌의 지지 움직임은 둔했다"고 지적했다.


니카이 간사장은 파벌이 없는 스가 장관 지지 움직임의 선두에 선 인물이다. 스가 장관은 아베 총리가 사의를 표명하기 전날까지도 차기 총리에 도전하는 것을 생각하지도 않았다고 했으나 니카이 간사장과 교감을 한 뒤 출마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스가 장관과 니카이 간사장은 비서 출신, 지방의원 출신이라는 공통점을 토대로 관계를 쌓았으며, 지난해 가을 자민당 인사 및 개각 때 아베 총리가 기시다 후미오 자민당 정조회장을 간사장으로 임명하려고 했으나 니카이 간사장이 유임될 수 있도록 스가 장관이 지원했었다.


한편, 자민당 총재 선거는 8일 고시를 한 뒤 14일 투ㆍ개표가 진행된다. 여기서 자민당 총재로 선출된 인물이 16일 임시국회에서 총리가 된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에서는 집권당(자민당) 총재가 중의원에서 선출하는 총리가 된다. 차기 자민당 총재 임기는 1년이다. 아베 총리의 자민당 총재 잔여 임기(2021년 9월)까지만 재임하게 된다. 자민당은 1년 뒤 다시 총재 선거를 치르게 된다. 현재까지 총재 선거 출마를 선언한 인물은 스가 장관과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 기시다 후미오 정조회장 등이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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