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안 마련…정부와 의대 정원·원격진료·첩약 급여화 논의
국회와는 공공의대 등 협의…‘수련환경 개선’ 등도 의제 포함
보건의료노조, 의사단체 진료 거부 규탄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조합원들이 3일 서울 영등포구 보건의료노조 생명홀에서 의사단체의 집단 진료 거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마친 후 이동하고 있다. 노조는 “국민을 배제한 채 의사와 정부가 의대 정원을 밀실야합하려 한다”며 ‘공공의료 확대’를 주장했다.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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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과대학 정원 확대 등에 반대해 집단휴진(파업)을 벌이고 있는 의료계가 3일 단일 합의안을 도출하고 국회·정부와 대화에 나서기로 했다. 합의안은 의료계가 맞닥뜨린 사안별로 정부와 국회에 각각 제안하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여당이 정부와 의료계 간 중재에 적극 나서면서 교착 상태였던 파업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고 있다.
전공의·전임의·의대생들이 모인 ‘젊은의사 비상대책위원회’(젊은의사 비대위)와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 용산임시회관에서 ‘범의료계 4대악 저지투쟁 특별위원회’(범투위) 회의를 열었다. 김대하 의협 대변인은 회의 직후 “이른 시일 내 요구안을 가지고 정부 및 국회와 대화를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합의안 세부내용은 양측 대화 재개 전까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의료계 등에 따르면, 단일안은 정부와 국회에 별도 협상을 진행하는 ‘투트랙’으로 마련돼 이날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의결됐다. 우선 보건복지부 등 정부와는 의·정협의체를 구성해 의대 정원 확대와 원격진료 확대, 한약첩약 건강보험 급여화를 논의하기로 했다. 국회와는 의대 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설립에 대해 협의하기로 했다. 그간 의료계는 이들 4대 정책을 반대하며 ‘원점 재검토’를 요구해왔다.
의료계는 단일안에 4대 정책 외에도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구조 개선과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도 논의해야 할 사안으로 포함했다. 다만 전공의 파업 중단 여부에 대한 내용은 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극단으로 치닫던 정부와 의료계 간 갈등은 최근 국회가 중재에 나서면서 대화의 물꼬가 트였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과 최대집 의협 회장이 지난 1일 만난 것이 결정적이었다. 한 정책위의장이 4대 정책에 대해 “완전하게 제로 상태에서 논의할 수 있다”고 밝히자, 의협도 “논의가 진전됐다”며 대화에 긍정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3일 여야가 의료계 총파업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국회 특별위원회 구성에 합의한 것도 의료계의 입장 변화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전공의 단체도 정부와의 협의에 적극 응하려는 분위기다. 젊은의사 비대위는 최근 공지에서 한 정책위의장과의 만남을 “(앞선 정부와의 대화에 비해) 보다 생산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또 “필수 인력 투입에 대한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다”며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와 함께 필수 인력 재조정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3일 서울아산병원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자 이 병원 전공의 비대위는 업무공백을 메울 전공의 10명과 필수 의료인력 일부 복귀를 결정했다.
아직 의료계의 파업 중단 여부는 미지수다. 젊은의사 비대위는 그간 ‘4대 정책 철회 또는 원점 재논의 명문화’ 요구를 정부가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합의 실현 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해왔다. 의협도 현재 진행 중인 전공의와 전임의 파업은 물론 오는 7일로 예고된 제3차 전국의사총파업 계획은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대화를 한다고 해서 바로 (파업을) 접는 것은 아니다”라며 “7일 이전까지 최대한 적극적으로 성실하게 대화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회·정부 및 의료계 양측의 요구 수위가 어떻게 절충되느냐가 파업 지속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혜인·김상범 기자 hye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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