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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태평양 나토' 꺼낸날, 中 한국에 베이징 하늘길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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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김명룡 특파원] [현대차 임직원 전용기 타고 베이징으로 입국…주요국 전세기 베이징 직항 첫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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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서훈(오른쪽) 국가안보실장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가 9일 청와대 귀빈접견실에서 만나 면담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 2020.07.09.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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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철통 방어한 中, 일부 우호국가엔 국제선 취항 허용

중국이 수도 베이징(北京)의 방역을 위해 지난 3월23일 이후 막았던 국제선 항공편의 취항을 5개월여만에 일부 국가에 허용했다. 우리나라는 정기편이 아닌 전세기의 통해 베이징 직항을 이용했다.

미국의 대중국 고립 전략에 맞서 중국이 우군을 확보하기 위해 일부 국가들에게 베이징 직항편을 허용한 것이란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3일부터 이틀간 중국 사업 운영을 위해 신차 연구·개발, 생산지원 인력과 주재원 가족 600여명이 실은 에어차이나 전세기 3편이 중국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으로 들어온다고 밝혔다. 첫날인 3일엔 전세기 1편에 200여명정도가 베이징을 통해 중국에 입국했으며 나머지 2편은 4일 운항한다.

중국은 지난 3월23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베이징으로 향하는 모든 국제선은 지방을 경유하도록 해 교민이나 주재원들이 베이징을 방문하는데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번에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상황이 현저히 안정된 국가들을 대상으로 하루 500명 한도내에서 정기편의 베이징행 직항을 허용했다. 우리나라는 정기편 운항대상국에선 빠졌지만 주요 국가 중에선 가장 먼저 전세기 운항을 하게 됐다.

이번 조치는 중국 당국이 한국의 방역상황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코로나19 이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첫 해외 순방지로 한국이 유력하게 추진되는 등 한중간의 우호적인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한국에 이례적으로 전세기 운항을 허가하면서 양국간 인적교류가 활성화될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최근 양제츠(楊潔篪) 중국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 위원이 방한, 양국간 인적교류 정상화를 논의하고 갔다.

장하성 주중 한국대사는 최근 특파원들과 간담회에서 "비자업무가 재개됐고 항공편도 늘어나고 있어 양국간 교류가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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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서훈 국가안보실장이 22일 오후 부산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양제츠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과 회담을 마친 후 대화하고 있다. 2020.08.22. sccho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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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위기 처한 中 사이좋았던 국가에 러브콜, 미중 사이서 선택 딜레마

일부에선 중국에 자신들에게 유리한 국가에 우선적으로 운항을 허락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우선 개방 대상은 태국, 캄보디아, 파키스탄, 그리스, 덴마크, 오스트리아, 스웨덴, 캐나다 등 8개국의 국제항공 9편이다. 민항국은 "상대적으로 코로나19 감염자 유입이 적은 국가들을 선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이징 한 소식통은 "캄보디아는 남중국해 도서 영유권 문제로 아세안 국가들과 갈등을 겪고 있는 중국을 두둔해온 국가"라며 "훈센 총리가 코라나19 기간에 직접 중국을 국빈 방문하면서 양국의 밀월관계가 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최근 인도와 국경분쟁을 벌이면서 인도와 대립하는 파키스탄 끌어안기에 나섰다. 다른 나라들도 코로나19 상황에서 중국에 대해 비교적 중립적인 태도를 보여온 국가들이다.

베이징 공항 국제선 직항 국가를 발표한 시기도 미묘하다.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은 2일 2차 세계대전 종전 75주년 기념식 기조연설을 통해 우회적으로 중국을 겨냥해 광범위한 군사동맹을 구축해야 한다면서 동맹국인 한국을 언급했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은 전날 NATO(북대서양조약기구)처럼 인도·태평양 다자안보기구를 설립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비건 부장관은 미국, 인도, 일본, 호주가 참여하는 ‘4국 안보 대화’(쿼드)를 우선 설립하고 이를 확대하는 구상이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정치·군사 동맹을 통해 중국을 포위하고 있다. 중국 입장을 이 포위망을 뚫기 위해 우군 만들기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외교 소식통은 "일부 국가에 이례적으로 국제선 운항을 허가하면서 구애의 제스처를 취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미국 입장에서는 한중간의 관계가 개선되는 것이 달갑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의 관계를 고려해야하는 우리 입장에선 중국으로부터 불편한 러브콜을 받고 있는 것"이라면서도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가장 유리한 선택을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베이징(중국)=김명룡 특파원 drag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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