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력 부족" 지적에 "정상 통화 때 늘 동석"
"힘센 외상 등용해 아베 영향력 차단" 관측도
아사히, '"아베 계승'에서 '스가 색깔' 내기로"
차기 일본 총리로 유력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8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아베 총리와 비교해 외교력이 부족하지 않으냐”는 취지의 기자 질문에 “외교에서 (정상 간) 케미스트리도 중요한 요소이지만, 국익은 케미스트리만으로 좌우되는 간단한 것이 아니다”로 답한 것이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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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방장관 기자회견에서 자민당 총재선거와 관련한 질문에는 “적절하지 않다”고 즉답을 피해왔던 스가 장관이 유독 이 질문에 대해선 정색을 하고 답을 했다.
외교 분야는 스가의 약점으로 꼽혀왔다. 특히 아베 정권에서 미·일관계가 강화된 데에는 아베와 트럼프 두 정상의 개인적인 친분도 크게 작용했다는 점에서 “스가가 총리가 되면 외교가 불안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아베 총리와 비교를 의식한 듯 스가 장관은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관방장관은 원래 해외 출장을 갈 수 없다”면서 “다만 아베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이 전화 회담 37번을 할 때 1번을 빼고 전부 동석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러시아, 중국, 한국에 대해서도 중요사항을 결정할 때는 전부 보고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사임 기자회견에서 “총리직 사임 후에도 정책과제 실현을 위해 힘을 보내고 싶다. 지금까지의 경험을 살려 국회의원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고 밝혀, 퇴임 후에도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스가 장관은 8일 아사히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외교의 연속성을 고려해 아베 총리에게 정부나 당의 직책을 맡길 생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가 퇴임 후 ‘상왕 노릇’을 할 수 있다는 일각의 관측을 일축한 것이다.
관련해선 정계에서는 “스가가 총리가 되면 아베의 영향력을 차단하기 위해서 외상(외교장관)에 힘 있는 사람을 앉힐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8일 도쿄에서 자민당 총재 선거 후보자 등록을 마친 뒤 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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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 신문은 “아베 총리로부터 정권을 이어받은 만큼 ‘이름만 바꾼 내각’이라는 비판을 피하려는 생각도 묻어났다”면서 “‘아베 정권 계승’에서 ‘스가 색깔’을 서서히 드러내기 시작한 것으로 비춰진다”고 분석했다.
스가는 이 인터뷰에서 헌법개정에 대해서도 “스케줄이 정해져 있지 않다”고 하는 등 개헌을 ‘평생의 숙원’으로 내세웠던 아베와 결이 다른 스탠스를 취했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snow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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