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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일본 신임 총리 기시다 후미오

"복근운동 100회" 8년전 쓴 책 100만원…日 '스가 탐구'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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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자민당 차기 총재선거 일정 고시

사실상 '차기 총리' 확정 스가에 관심

과거 저서 원가의 80배에 경매사이트 올라

"매일 아침 40분의 산책과 100회의 복근 운동으로 격무를 견딘다. '취미는 일'로 아침·점심·저녁을 정·관계 인사들과 먹는다. 의원회관에 있는 자신의 방에서 좋아하는 팬케이크와 찹쌀떡을 먹는 것이 삶의 낙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최근 일본의 차기 총리로 유력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ㆍ71) 관방장관에 대해 이런 내용의 기사를 실었다. 아키타현 딸기 농가에서 자라 스무살에 도쿄로 상경해 야간 대학을 졸업한 뒤 정계에 입문한 그의 인생 역정을 소개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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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이 지난 1일 오전 도쿄 총리관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자민당 총재 선거 출마 여부 등에 관한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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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일본 자민당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뒤를 이을 차기 총재를 뽑는 선거일정을 고시한 가운데 일본의 모든 관심은 스가 장관에게로 쏠리고 있다. 이미 당내 주요 파벌의 지지를 받아 사실상 당선이 확실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베 총리 밑에서 7년 8개월간 '만년 비서' 역할을 해 왔지만, '정치인 스가'로서는 조명받은 적은 거의 없다는 사실도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요소다. 일본 신문들은 연일 스가 장관 인터뷰를 싣고, 방송은 스가 장관의 일거수일투족을 세세하게 보도한다. 이런 '스가 탐구' 열풍 속에서 지지도도 급상승 중이다.



1만4000원짜리 책이 110만원에?



7일 일본 인터넷 경매 사이트 아마존 재팬에는 스가 장관이 8년 전 쓴 책 『정치가의 각오-관료를 움직이게 하라』가 9만 9700엔(약 111만원)의 호가에 올라왔다. 2012년 '분게이슌주'(文藝春秋)에서 나온 이 책의 정가는 1300엔(약 1만4500원). 정가의 약 80배까지 가격이 오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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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일본 아마존에 스가 장관이 8년 전 펴낸 책이 100만원이 넘는 가격에 올라와 있다. [아마존재팬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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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통신 등 일본언론에 따르면 이 책에서 스가 장관은 자신이 총무상으로 추진했던 정책 등을 소개하면서 '관료를 잘 다루는 정치'에 대해 논한다.

본인이 쓴 책 뿐 아니라 『총리의 그림자-스가 요시히데의 정체』 등 스가 장관과 관련된 책들이 뒤늦게 정치분야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도쿄신문에 따르면 중고 물품 거래 사이트 '메루카리'에서는 스가 장관의 명함이 최고가 1만7천엔(약 19만원)에 팔리기도 했다.

인기도 급상승 중이다. 스가는 4일 '차기 총리로 적합한 인물'을 묻는 아사히신문 조사에서 38%로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7일 요미우리 신문 조사에서도 46%로 1위였다. 그동안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던 이시바 시게루(石破茂ㆍ63) 전 자민당 간사장은 33%를 받아 2위로 밀렸다.



"천학비재"이지만 조타수 되고 싶어"



자민당이 총재 선거 일정을 고시한 8일 오전, 스가 관방장관과 이시바 전 간사장, 그리고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ㆍ63) 자민당 정조회장이 각각 지지 의원 20명 이상의 추천을 받아 후보 등록을 마쳤다.

스가 후보는 이날 선거 출정식에서 "천학비재(淺學非才·학식이 얕고 재주가 변변치 않음)이지만 어떻게든 일본의 조타수(지도자)로 일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개헌, 확실히 도전해 나갈 것"



스가 후보는 이날 오후 1시에 열린 자민당 총재 선거 '소견 발표 연설회'에서 헌법 개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헌법 개정은 "자민당 창당 이래 당시(黨是·당의 기본방침)"라는 것이다.

그는 "헌법심사회에서 각 정당이 각자의 생각을 제시한 후 여야의 틀을 넘어 건설적인 논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확실히 (개헌에) 도전해 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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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일본 도쿄 나가타초(永田町)의 자민당 본부에서 열린 연설회에 참석한 총재 후보 3명. 사진 왼쪽부터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간사장,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정무조사회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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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후보는 "격동의 시대에 자민당은 어떻게 대응해 나가야 할지를 말하겠다"고 했고, 이시바 후보는 "새로운 일본을 건설하기 위해 전심전력을 다 해 이 싸움에 도전하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자민당 총재 후보 3인은 8일 오후 공동 기자회견을 비롯해 2차례의 공개 토론회를 가진다. 선거는 14일 열리며 자민당 소속 국회의원(중ㆍ참의원 394명)과 지역 대표(141명) 총 535표 중 과반인 268표 이상을 얻으면 당선된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을 대상으로 결선 투표를 하게 된다.

당선자는 다수당인 자민당의 새 총재로 취임해 오는 16일 소집되는 임시국회에서 차기 총리로 지명·선출된다.

이영희 기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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