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트럼프 일가 불투명한 지출 고발
"유료광고 대신 발언으로 선거운동할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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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 선거캠프의 자금난이 거론되고 있다. 취임 직후부터 재선 드라이브를 건데다 캠프의 방만한 지출로 벌써부터 자금 부족에 시달린다는 것이다. 반면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 캠프는 지난달 역대 최대액을 모금해 대조를 보였다. 공화당에선 '실탄' 부족에 따른 선거운동 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7일(현지시간) "지난해부터 7월까지 11억달러(약 1조3,000억원)를 모금한 공화당 대선캠프가 이미 모금액의 70%가 넘는 8억달러(약 9,500억원)를 소진했다"면서 "1분기 2억달러(약 2,300억원) 등 4월까지만 해도 모금액이 민주당 캠프를 크게 앞질렀던 재정적 우위가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브래드 파스케일 전 선거대책본부장 시절 폭주하던 공화당 캠프는 지난 7월 빌 스테피언 본부장 임명 이후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파스케일 전 본부장은 온라인 모금활동 비용으로만 3억5,000만달러(약 4,200억원) 이상을 썼다. 그는 버지니아주(州) 교외에 시설을 잘 갖춘 사무실을 차리고 고액 보수자들로 팀을 꾸렸다. 주목도가 떨어지는 전당대회 이전 TV광고 비용으로 1억달러 이상을 투입했는데, 특히 지난 2월 미 프로미식축구(NFL) 챔피언 결정전 '슈퍼볼' TV중계의 60초짜리 중간광고에만 1,100만달러(약 130억원)를 썼다. 정치광고 분석업체 애드버타이징 애널리틱스는 슈퍼볼 광고를 소비 기여도가 가장 낮은 광고로 꼽았다.
파스케일 전 본부장은 또 몸값 비싼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그룹을 구성하고, 최근 몇 달간 비행기 랩핑 광고에 15만6,000달러(약 1억8,500만원)를 썼다. 모금 행사에 참석한 기부자들의 '몰래 녹음'을 방지하기 위한 휴대폰 보관 주머니 구입 비용만 11만달러(약 1억3,000만원)였다. 그는 이례적으로 고급차와 전담 기사까지 지원받았다. 공화당 선거전략인 에드 롤린스는 "파스케일이 술에 취한 선원처럼 돈을 썼다"고 비난했다.
불투명한 지출 내역도 많다. 트럼프 캠프는 '아메리칸 메이드 미디어 컨설턴츠'라는 유한회사에 2017년 이후 2억2,700만달러(약 2,700억원)를 송금했다. 최근 미 선거관리위원회는 이 회사가 트럼프 대통령 장남의 여자친구이자 캠프 정치자금 모금 최고책임자인 킴벌리 길포일과 둘째 며느리인 라라 트럼프의 급여가 포함된 최종 지출처를 위장하는 데 활용됐다고 고발했다.
온라인매체 악시오스는 "바이든 캠프가 8월 한 달 모금액 기준 역대 최고액인 3억6,500만달러(약 4,336억원)를 모금함에 따라 선거 캠페인이 활기를 띠게 됐지만 트럼프는 유료광고 대신 본인의 발언으로 대선 캠페인을 이어갈 것 같다"고 내다봤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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