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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이슈 세계 속의 북한

    트럼프 "김정은에게 핵무기는 '사랑해서 팔 수 없는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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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밥 우드워드 신간 '분노'… "김정은, 트럼프 '각하'라고 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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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6월 30일 판문점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오른쪽)이 만난 모습/사진=AF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무기를 '너무 사랑해서 팔 수 없는 집'처럼 여긴다고 비유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최소 27통의 친서를 주고 받았으며 서로를 극도로 우대하며 우호적인 관계를 이어가려고 했다.

    '워터게이트' 특종기자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WP) 부편집인이 펴낸 신간 '분노'(Rage)에 나오는 내용이다.

    WP와 CNN은 신간 '격노'에 담긴 내용을 입수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책은 우드워드가 작년 12월부터 올해 7월까지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인터뷰를 포함해 18차례 가진 인터뷰를 토대로 하고 있고, 오는 15일 발간될 예정이다.


    김정은 편지에서 "북미회담, 우정이 마법으로 변한 소중한 추억"

    이 책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세 차례 만남을 가진 김 위원장에 대한 평가와 두 정상이 주고받은 친서, 2017년 북미 갈등이 극에 달했을 때 긴박했던 상황 등이 담겨 있다. 우드워드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간 주고받은 친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해준 게 아니라 다른 경로로 입수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책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간 세 차례 만남에 관해 "중앙정보국(CIA)은 북한을 어떻게 다룰지 아무 생각이 없다"며 "나는 (김 위원장을) 만났고 큰 거래를 했다. 내가 포기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주장했다. WP는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군사훈련 축소를 직접 지시하고 김 위원장에게 국제무대에서 주목받는 기회를 제공했다고 꼬집었다.

    또 과거 부동산 사업자였던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핵무기의 관계를 부동산에 비유해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는 집을 사랑하는 누군가와 정말로 비슷하다. 그들은 이것을 팔 수 없다"고 말했다.

    우드워드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주고받은 27통의 친서를 확보했으며, 이 중 25통은 공개적으로 보도된 적이 없다.

    '연애편지(love letter)'로 표현된 친서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수차례 '각하'(Your Excellency)라고 부르면서 친밀감을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친서에서 "판타지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나 자신과 각하의 또다른 역사적 회담을 희망한다"면서 "북미 회담은 깊고 특별한 우정이 어떻게 마법의 힘으로 작용할지를 강조하는 소중한 기억"이라고 표현했다.

    김 위원장은 다른 편지에서 "나는 각하처럼 강력하고 탁월한 정치인과 좋은 관계를 형성해 기쁘다"며 "(북미 회담은) 전 세계가 큰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가운데 아름답고 성스러운 장소에서 각하의 손을 굳게 잡은 역사적 순간이다. 그날의 영광을 다시 체험하길 희망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친서가 교환된 시점은 2018년 6월 1차 정상회담 이후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 회담이 개최되기 전으로 추정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싱가포르 회담 직후 두 사람의 회동 장면이 실린 뉴욕타임스 기사 사본을 친필 서명과 함께 북한에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드워드에게 "김정은은 오바마(전 대통령)를 '개자식(asshole)'로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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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밥 우드워드의 신간 '분노'(Rage)/사진=아마존닷컴




    트럼프 "김정은 매우 영리해"…2017년 北과 전쟁할 뻔

    트럼프 대통령은 또 김 위원장이 고모부를 살해한 것에 대한 생생한 설명을 포함해 자신에게 모든 것을 얘기한다고 우드워드에 자랑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1차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에서 김정은을 처음 만났을 때 김정은이 매우 영리하다는 점을 발견해 놀랐다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미국과 북한의 전쟁 가능성이 얼마나 컸는지 회상하면서 우드워드에게 "나는 이전에 이 나라에서 아무도 갖지 못한 무기 시스템인 핵을 개발했다. 우리는 당신이 보거나 듣지 못했던 물건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고 WP는 전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푸틴(러시아 대통령)이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가 전에 결코 듣지 못한 물건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가진 것은 믿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CNN에 따르면 우드워드는 이 책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가안보팀이 북한과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2017년 북한과 핵전쟁에 근접했을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표했다고 적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우드워드에게 "우리는 그것이 진짜인지, 아니면 허세인지 결코 몰랐다"고 말했다. 우드워드에 따르면 당시 짐 매티스 국방장관은 상황이 심각해 북한의 발사에 대비해 옷을 입은 채 잠을 잤고 기도하기 위해 성당도 자주 찾았다.

    이 책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등 동맹에 관한 군 당국자의 태도를 비판하면서 "우리는 호구"라고 동맹의 비용 분담에 관한 불만을 제기한 부분도 담겨 있다.

    황시영 기자 appl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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