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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도시정비사업 잇단 제동 …집값 상승 ‘나비효과’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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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파이낸스

코로나19 사태로 도시정비사업에 제동이 걸리면서 주택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아파트 단지 전경. 뉴시스


[세계비즈=박정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서울 지역 주요 도시정비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최근 확진자 급증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되면서 최소 수십 명의 조합원이 모여야 하는 임원진 선거 및 시공사 선정 총회가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분양가 책정을 둘러싼 조합원 간, 조합과 시공사 간 갈등이 봉합되지 않아 사업이 표류 중인 곳도 적잖다. 업계에선 대형 도시정비사업의 진행이 더뎌질수록 주택공급 부족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돼 집값 상승을 부채질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현재 시공사 선정 총회가 지연되고 있는 사업지는 서울 노량진4구역 재개발, 서울 노원 대명아파트 소규모재건축, 경남 상남1·창원 가음1구역·이현 1-5구역 재건축 등이다.

이 중 노량진4구역 재개발 정비사업조합은 오는 12일 현대건설의 시공사 선정 여부를 묻는 정기총회를 개최하려 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으로 인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시공사 선정 총회는 조합원이 최소 50여명 이상 모여야 한다. 이 사업의 경우 입찰공고에 현대건설이 단독 참여한 상태라 시공사 선정 총회에선 수의계약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조합 관계자는 “조합 내부에서 총회 일정을 강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잖지만 정부와 지자체가 대관과 모임을 금지하고 있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노량진4구역 재개발사업은 동작구 장승배기로18길 27(노량진동) 일대 4만512.5㎡에 지하 5층~지상 30층 규모의 공동주택 844가구 및 부대복리시설 등을 신축한다.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는 9일 개최 예정이었던 제4기 조합임원 선거 총회를 취소했다. 서초구청이 사회적거리두기 2.5단계가 종료되는 13일 이후로 총회를 연기하라는 공문을 보내온 데 따른 조치다.

또 서울 송파구 가락시영아파트(헬리오시티)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오는 19일 조합원 총회를 개최하고 개별등기를 위한 관리처분계획 변경안을 통과시킨 뒤 구청에 이전 고시를 신청할 계획이었지만 송파구청의 요청에 따라 결국 취소했다.

조합 내부 분쟁으로 사업에 차질이 생긴 곳도 있다. 서울 강동구 둔촌동 주공아파트 재건축사업은 일반분양 물량만 4786가구에 달해 핵심 주택공급 사업지로 꼽혀왔다. 하지만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 관리지역에 포함되면서 3.3㎡당 분양가격이 예정 가격인 3500만원에서 2970만원으로 크게 낮아져 집행부가 해임되는 등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해당 사업지는 새 집행부를 선출한 뒤 기존 집행부와의 분쟁을 마무리지어야 정상적인 사업 진행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267가구가 일반분양되는 래미안 원 펜타스(신반포15차 재건축)도 이전 시공사인 대우건설과의 ‘시공자 지위 확인의 소송’으로 인해 이달 중 분양이 사실상 어려워졌다. 신반포15차 조합은 지난해 12월 5일 임시총회에서 대우건설의 시공권을 박탈했다. 대우건설이 설계변경 명목으로 공사비 500억원 증액을 요구했다는 이유에서다. 이후 올해 4월 23일 삼성물산을 새로운 시공사로 선정했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와 세 부담 증가로 고가주택보다는 중저가 주택에 실수요자들의 발길이 몰리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예정된 주택 물량이 적절한 시기에 공급되지 않으면 불안감을 느낀 실수요자들의 ‘패닉바잉’이 가속화돼 전세 및 매매가 상승에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pjh12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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