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 보수 과정에서 또 다시 화재 발생
인부 2명 부상 당했지만, 중상자 없는 것으로 알려져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폭발사고 한 달여 만에 레바논 베이루트항에서 또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전쟁에서나 있음 직한 참사로 트라우마를 호소하는 베이루트 시민들은 치솟는 검은 연기를 보고 다시 한 번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검은 연기에 다시 휩싸인 베이루트항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10일(현지시간) 외신들은 폐허가 된 베이루트항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레바논군은 "이번 폭발사고가 기름과 타이어를 적재한 창고에서 발생했다"고 전했다.
레바논 정부 관계자는 항만 일대의 재건 작업을 위한 작업 과정에서 발생한 불씨로 이번 사건이 터졌다고 전했다. 레바논 현지 언론은 이번 화재로 창고 두 곳이 전소됐다고 전했다. 이번 화재로 2명의 인부가 다친 것으로 알려졌지만, 중상자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타이어 등이 불에 타면서 베이루트 항에는 검은 연기가 치솟았다.
베이루트항에 적재된 타이어 등이 불에 타면서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번 사고로 인해 인도주의적 구호물자도 피해를 보았다. 국제 적십자협회 레바논 담당자는 "불이 난 창고에 50만리터의 기름과 함께 수천개의 식량 상자가 있었다"면서 "이 상자는 지난달 베이루트항 폭발사고 피해자들에게 제공될 예정이었다고 전했다.
일부 외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베이루트항에서는 지난달 폭발사고 이후 일부 기업들이 기존 화물들을 보관하기 위해 창고들을 다시 짓고 있었다고 소개했다.
레바논 정부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군 헌병대, 정보기관 등이 신속하게 조사에 나서도록 지시했다. 미셸 아운 레바논 대통령은 "이런 종류의 실수로 화재가 이어지는 것을 더는 용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레바논에서는 지난달 4일 인화성 물질인 질산암모늄 약 2750t 폭발해 약 190명이 목숨을 잃고 6000여명이 다치는 참사가 있었다. 당시 참사로 인해 레바논에서는 부패와 무책임 등 고질적인 문제점이 확인되면서 반정부 시위 등이 이어졌다. 폭발사고 이전부터 금융위기로 시작된 경제위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라는 어려움까지 더해지면서 레바논 국민이 겪는 고통은 한층 가중된 상황이다.
레바논에서는 지난달 10일 하산 디아브 총리가 이끌던 레바논 내각이 폭발사고 책임을 지고 사임한 뒤, 31일 무스타파 아디브 독일 주재 대사가 새 총리로 지명됐다. 국제사회는 레바논에 도움을 제공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선결 조건으로 개혁을 요구했다. 특히 레바논 폭발사고 직후 휴가 중에 베이루트를 방문하는 등 각별한 관심을 보여왔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신속하게 내봐 논 정부가 구성돼, 국제사회가 요구한 개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그는 "국제사회가 요구한 개혁에서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국제 사회의 금융지원 등은 미뤄질 것"이라며 레바논 중앙은행과 금융시스템에 대한 대규모 회계 감사와 폭발참사에 대한 신뢰성 있는 조사 등을 요구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