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휴가 특혜 의혹을 처음 제기한 당직사병의 이름을 공개하며 직격해 논란이 일었다.

황 의원과 한 때 같은 당 동료였던 금태섭 민주당 전 의원은 지난 12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법무부 장관에게 불리한 사실을 주장한다고 해서 국민의 한 사람, 그것도 20대 청년에게 ‘단독범’이라는 말을 쓰다니. 제 정신인가. 국민이 범죄자라는 말인가”라고 질타했다.

금 전 의원은 “소속 정당, 여야, 진보 보수 이런 모든 걸 다 떠나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라며 “어떤 이유에서든 자신이 대표하는 국민을 비난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야당에서도 황 의원을 강력 성토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구두 논평을 통해 “자신들 편이 아니라는 이유로 27살 청년의 이름을 공개재판에 회부하는 무도함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같은 당의 박대출 의원은 SNS에 “어느 분이 공익신고자인 젊은 카투사 예비역의 실명을 공개했다”며 “이는 공익신고자 보호법에 명백히 저촉된다. 그 죄를 철저히 물어야 한다”고 했다.

진중권 동양대 전 교수도 “황 의원이 허위사실 유포를 넘어 제 페이스북에 아예 당직사병 실명까지 적시했다”며 “범죄자 프레임 만들어 한바탕 여론조작 캠페인을 할 모양”이라고 SNS를 통해 주장했다.

진 전 교수는 “아예 문빠(문재인 대통령의 강성 지지자를 비하하는 표현)들에게 좌표를 찍어준 셈인데 죄질이 아주 나쁘다”며 “국회의원이 한 힘없는 개인에게 가한 폭력”이라고도 했다.

그는 “이 용서할 수 없는 행위에 대해 정치적 책임은 물론이고, 법적 책임까지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2일 페이스북에 남긴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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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황 의원은 SNS에 “추 장관 아들 서 일병 관련, 모든 출발과 시작은 당시 당직사병 현모 병장의 증언이었다. 미통당(현 국민의힘)의 추 장관 고발의 근거가 현 병장의 제보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현 병장에 대해 “산에서 놀던 철부지의 불장난으로 온 산을 태워 먹었다”며 “이 엄청난 일 누가 책임져야 하나?”라고 했다.

황 의원은 이같이 주장한 이유에 대해 “현 병장은 분명 (추 장관 아들이) 휴가가 아닌데, 부대에 복귀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런데 육본(육군본부) 마크를 단 대위가 와서 휴가 처리하라고 지시해서 ‘이건 외압이다’라는 주장을 한 것이, 이 말도 안되는 사건의 최초 시작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휴가는 이미 휴가권자인 지역 대장의 명령을 통해 휴가 명령이 난 상태고, 지원 장교가 당직사병인 현 병장에게 이 사실을 전달하러 간 것이었다. 그러니 현 병장은 이 대위가 자기부대 지원장교인지 그 자체도 몰랐던 것”이라며 “이와 관련 수사 과정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후 현 병장은 잠수 타기 시작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 병장은 지난 11일 SNS를 통해 “일부 사람들의 생각과 달리 도망도 잠적도 하지 않는다. 검찰이던 법원이던 국회던, 나라가 증인으로 부르면 지금과 같이 있는 사실 그대로를 증언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 의원은 또 “아직 수사가 마무리되지 않아 모든 걸 단정 짓기는 무리”라면서도 “이 사건의 최초 트리거(방아쇠)인 당직 사병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울러, 그동안 이 사건을 키워온 현 병장의 언행을 보면 도저히 단순 제보만으로 볼 수 없다”며 “이 과정에 개입한 정치 공작세력이 있는지도 철저히 규명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세력이 의도하는 목적과 취지가 무엇인지 밝혀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단순한 검찰개혁의 저지인지, 아니면 작년처럼 다시 한 번 대한민국을 둘로 쪼개고 분열시켜 대혼란을 조장하기 위함인지 우리 국민은 끝까지 추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코로나와 경제위기라는 온 국민이 어렵고 힘들어하는 엄중한 시기”라며 “이런 시기를 틈타서 국민을 분열하고, 국력을 낭비하고, 국가를 혼란에 빠트리는 ‘국정농간 세력’은 반드시 밝혀내고 뿌리 뽑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황 의원은 처음에 이 글에서 당직 사병의 실명을 공개했다가 나중에 이름은 삭제하고 성만 남겼다. 또 논란에 불을 지핀 ‘단독범’이란 표현도 지웠다.

그는 일부 누리꾼이 댓글을 통해 이름을 공개했다고 지적하자 “실명공개는 제가 안했고 허위사실로 추 장관 공격할 때 TV조선이 했다”고 답했다.

TV조선은 실제로 올해 2월 12일 추 장관 아들 의혹을 다루며 현 병장과의 인터뷰 장면을 공개했다. 당시 방송 화면에 현 병장의 이름과 얼굴은 모자이크 처리없이 그대로 등장했다. 이후 보도에서도 현 병장의 이름이 여러차례 언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