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산불 원인은 관리부실”
바이든 "기후변화 부정 트럼프가 재양 몰고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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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피해를 몰고 온 미국 산불이 미국 대선 정국의 새로운 이슈로 부상했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기후변화를 인정하지 않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기후 방화범”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곧 시원해질 것”이라며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4일(현지시간) “서부 해안을 강타한 산불은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의 선거운동 이슈가 됐다”며 양 진영이 산불을 기회로 활용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논평했다.
실제로 두 후보는 이번 산불의 책임을 서로 상대방에게 돌리며 대선 쟁점으로 부각하려는 모습이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유세 연설 중 올 여름 미국을 강타한 잇단 산불과 태풍을 지구 온난화가 가져온 “부인할 수 없고 가속화하는 살인적인 현실”이라며 “부인이 아닌 행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후변화를 ‘거짓말’로 여기는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것이다.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기후변화를 부정한 것이 이번 화재나 홍수, 태풍을 야기하지는 않았겠지만 그가 또 다시 당선된다면 이 지옥같은 일이 더 자주, 더 치명적으로, 더 파괴적으로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기후 방화범’으로 규정지었다. 미국 과학계에선 기후변화가 산불을 더 강하게 만들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과학계의 의견을 믿지 않는다. 인간의 활동에 의한 기후변화 자체를 부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산불을 ‘산림 관리의 문제’로 몰아가고 있다. 산불 피해가 큰 미 서부의 캘리포니아, 오리건, 워싱턴주는 모두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패한 민주당 텃밭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날 캘리포니아주를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서 “한 외국 정상과 대화했을 때 캘리포니아보다 더 (산림이 많아) 폭발성이 있는데도 이런 문제가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주장하며 산불의 책임이 산림 자체가 아닌 관리 주체에 있다는 식으로 말했다.
그러나 바이든 캠프는 지난 주말 성명에서도 기후변화를 막지 않으면 서부 산불은 “끝없는 비극의 시작”일 수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 현실을 부정하려고 할 수 있지만,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고 공세를 폈다.
올여름 서부 캘리포니아와 오리건, 워싱턴 등 3개 주에선 100건 이상의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이들 지역은 건조한 기후 탓에 크고 작은 산불이 자주 발생하지만, 올여름에는 기록적인 폭염에 강한 바람까지 겹쳐 화재 피해가 엄청나게 커졌다. 미 전국합동화재센터(NIFC)에 따르면 12일 기준 3개 주의 피해 면적은 1만9,125㎢다. 이는 한국 국토 면적(10만210㎢)의 약 5분의 1(19.1%)에 해당한다.
/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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