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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브렉시트' 영국의 EU 탈퇴

아일랜드, '노 딜' 브렉시트 전제로 내년 예산안 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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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관계 합의 불발 시 영국과 WTO 체제하에 교역

코로나19에 브렉시트 충격 더해지면 경제 타격 불가피

연합뉴스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국경을 지나가는 대형 트럭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과 국경을 맞댄 유일한 유럽연합(EU) 회원국인 아일랜드가 '노 딜'(no deal) 브렉시트(Brexit)를 전제로 내년 예산안을 짜기로 했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아일랜드 재무부는 이날 내놓은 성명에서 오는 10월 13일 발표할 2021년도 예산안과 관련해 이같이 밝혔다.

재무부는 새 예산안이 영국과 EU 간 교역이 내년부터 세계무역기구(WTO) 체제하에 이뤄지는 무질서한 브렉시트를 가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영국은 EU와의 브렉시트 합의를 통해 지난 1월 말 회원국에서 탈퇴했다.

만일 양측이 브렉시트의 원활한 이행을 위해 올해 말까지로 정한 전환(이행)기간 내 무역협정을 포함한 미래관계 협상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양측은 WTO 체제를 적용받게 된다.

이미 브렉시트를 단행한 상황인 만큼 엄밀히 말하면 영국이 아무런 협정을 맺지 못하고 EU를 탈퇴하는 '노 딜'(no deal) 브렉시트는 아니지만, 사실상 '노 딜' 브렉시트와 다름없는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그러나 양측은 최근 런던에서 진행된 8차 협상까지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여기에 영국이 브렉시트의 법률적 토대가 된 EU 탈퇴협정의 일부 내용과 상충되는 조항을 담은 '국내시장법안'(The internal market bill)을 추진하면서 양측 관계는 더 악화되는 모습이다.

EU는 영국이 국제 조약인 EU 탈퇴협정을 위반하고 있다며, 이는 미래관계 협상에서의 신뢰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럽연합(EU) 행정부 수반 격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하루하루 지나가면서 제 시한 내 합의에 이를 가능성이 사라지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양측은 의회 비준 절차 등을 감안하면 오는 10월 중순까지는 협상 합의에 도달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일랜드는 아일랜드섬에서 영국 북아일랜드 지역과 500km에 걸쳐 국경을 맞대고 있는 유일한 EU 회원국이다.

양측은 사람들의 이동은 물론 교역과 공급망 측면에서도 복잡하게 얽혀 있다.

WTO 체제를 적용받게 되면 양측간 교역은 관세 부과 및 규제 비용 증가 등에 직면하게 된다.

앞서 아일랜드 중앙은행은 지난 2월 '노 딜' 브렉시트로 인한 교역 장벽이 생길 경우 아일랜드의 국내총생산(GDP)이 5% 감소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더해 브렉시트 여파까지 더해질 경우 아일랜드 경제는 상당한 충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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