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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슈 정치권 사퇴와 제명

민주당 “박덕흠 사퇴해야” 국민의힘 “사실 확인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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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의원 5년간 국회 국토위 활동

피감기관서 1000억대 수주 의혹

당 일각 “공당 이미지 훼손 우려”

박 측 “영향력 행사한 적 없다”

중앙일보

지난달 3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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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전문건설협회 중앙회 회장 출신인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이 부적절 수주 의혹에 휩싸였다. 박 의원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으로 있던 최근 5년간, 박 의원 가족이 지배하는 기업들이 피감기관인 국토교통부 산하기관 등으로부터 1000억원대 매출을 올렸다는 논란이다. 여당은 사퇴를 요구하며 공세를 펴고 있다. 국민의힘의 공식 입장은 “사실관계부터 명확하게 파악하겠다”(당 관계자)지만 일각에선 “공당 이미지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18일 국토부 자료를 분석해 “박 의원과 가족이 대주주로 있는 건설사가 5년간 국토부 산하기관 등으로부터 공사 수주와 신기술 이용료 명목으로 1000억원이 넘는 돈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지난 5년여 동안(2015년 4월~지난 5월) 국토위원이었고, 20대 국회 후반기엔 야당 간사를 맡았다.

진 의원실에 따르면 이 기간 혜영건설(9건), 파워개발(9건), 원하종합건설(7건)은 국토부 산하기관으로부터 총 25건, 773억1000만원 규모의 공사를 수주했다. 2018년 3월 혜영건설이 한국도로공사 충북본부와 맺은 포장유지보수 공사 계약(28억8000만원), 2019년 4월 파워개발이 도로공사 전남본부와 맺은 도로 포장공사 계약(68억5000만원) 등이다.

혜영건설은 박 의원이 대주주인 건설업체이고, 파워개발은 박 의원의 친형, 원하종합건설은 박 의원의 아들이 대표를 맡고 있다. 원하코퍼레이션은 박 의원이 과거 대표이사(1994~2013년)를 지낸 업체다. 천준호 민주당 의원실은 박 의원이 의원 배지를 단 2012년 이후, 경기도와 경북 등 지자체로부터 총 487억원 규모의 택지 조성, 도로포장 공사(12건) 등을 따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 측은 20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말도 안 되는 공세”라고 일축했다. 의원실 관계자는 “이 업체들은 박 의원의 국회 입성 전에도 규모가 큰 관급 공사를 맡았다”며 “박 의원은 업체 경영에 관여한 적 없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계약은 공개경쟁 입찰로 진행됐고, 박 의원이 영향력을 행사한 일도 없다”며 “문제가 있었다면 경쟁 업체들이 가만히 있었겠느냐”고 했다.

실제 이 업체들은 박 의원이 국회에 입성(2012년)하기 전이나, 국토위 소속(2015년 4월) 전에도 관급 계약을 맺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2010년 3월 도로공사 전남본부와 맺은 교량 보강공사(50억4000만원) 계약, 2013년 6월 도로공사 부산경남본부와 맺은 아스팔트 공사(31억2000만원) 등이다.

국민의힘 내부 분위기는 엇갈린다. 일각에선 “불법이 입증되진 않았지만, 국민 정서상 당이 흔들릴 수 있다”(초선의원)는 위기감이 있다. 김홍걸·윤미향·이상직 민주당 의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놓고 공세를 펴는 와중에 불거진 의혹이어서다. 반면에 “여권 인사들의 연이은 논란에 코너에 몰린 민주당의 물타기 공세”(중진의원)란 의견도 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박 의원에게 신속 정확하게 입장을 보고하라고 했다”며 “소명 내용과 팩트를 바탕으로 객관적 판단을 내리겠다”고 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도 현재로선 원내 지도부와 같은 입장이라고 한다.

일부 시민단체들은 15일 박 의원을 부패방지법 및 공직자윤리법 위반, 직권남용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박 의원은 지난달 25일 “평생 건설업계에 몸담았고, 국토위에서 전문가로서 자부심을 갖고 일해왔다, 사리사욕을 위해 권한을 사용한 적 없지만 당에 부담을 줄 수 없다”며 국토위를 사임하고 환경노동위원회로 자리를 옮겼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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