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규제3법 우려 전달 ‘공수래공수거’…포토라인도 지나쳐
민주당서도 호소…“토론장 마련해 달라”
이낙연 “목소리 듣겠다…경제계도 협조 해달라”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2일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기 위해 서울 여의도에 있는 국회 비대위원장실로 들어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보수정당 찾았지만 실마리 못 풀어
박 회장은 22일 오전 11시께 다소 무거운 표정으로 국회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실로 들어갔다. 그간 재계 입장을 들어주던 보수정당 지도부를 먼저 만나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두 사람의 만남은 10분 만에 끝났다. 박 회장이 관련 법안에 대한 야권의 협조를 구했지만,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는 해석이다. 박 회장은 서둘러 자리를 떴고, 포토라인도 아무런 말없이 그냥 지나쳤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박 회장은 경제인 나름의 우려를 전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는 박근혜 대통령 후보 시절 경제민주화 관련해 공약을 만든 사람이다. 그때는 지금 법안보다 더 강한 공약을 만들었다”며 “각자 생각이나 판단이 다를 수밖에 없으니 어느 정도 접점을 찾으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당내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과 박 회장의 면담이 짧게 끝난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전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경제계를 대표해서 찾아왔는데, 좀 더 얘기를 들어줬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김 위원장은 당내 관련 법 추진 반대 여론에 대해선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고 인식해 얘기하는 것인지, 일반적으로 밖에서 듣는 얘기를 반영하는 것인지 사실 잘 모르겠다”고 했다.
이낙연 “나아가야할 방향 분명”
박 회장은 이날 오후에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는 법안 추진 과정에 있어 절차와 방법에 문제가 있다고 날을 세웠다.
정치권에서 하겠다는 말을 하니까 여야가 합의만 하면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앞선다는 것이다. 즉, 문제점들과 보완할 부분들을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주면 거기에서부터 얘기가 진전될 수 있다는 게 박 회장의 주장이다. 토론의 장이 없어서 재계가 구체적인 입장을 전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방법과 절차에 있어 논의를 통해 나온 동의를 제쳐두고 결과에 대해서만 규제와 제한을 높이게 되면 과도한 입법이 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경제가 어려운 만큼 관련 법안 추진을 서두르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지금은 한 템포 늦춰서 문제점들을 자세히 들여다봐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 안에는 임직원, 주주, 협력업체 등 수십만명의 이해관계자들이 있다. 특히 대부분 대기업들은 비즈니스의 60% 이상이 글로벌 시장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는 게 박 회장의 설명이다.그는 “아시다시피 정부도 그간 기업 지배구조 개편에 호평 해준적도 있었던 만큼 법은 지켜져야 하는 최소한의 바운더리(경계선)”라며 “그간 법보다 많은 진전이 있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법보다 규범으로 해결할 수 있는 건 규범으로 해결하고 법 개정 등에 대해서는 신중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털어놨다.
이 대표는 박 회장을 다독이는 한편 법 추진의 원론적인 입장도 분명히 밝혔다. 이 대표는 “공정경제 3법에 대해서 우려를 갖고 계시는 것 같지만, 추진하는 과정에서 관련 분야의 의견을 듣겠다”면서 “당연히 그 일환으로 경제계 의견을 듣는 과정 거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 야당과도 충분한 대화를 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그는 “그러나 재계도 이해해주셔야 할 것은 우리가 나아가야할 방향은 분명하다는 데 동의하실 거라 믿는다”면서 “그 방향으로 어떻게 성공적으로 갈 것이냐는 방법을 만드는 데 경제계의 지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