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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3 (일)

전 주민 독감백신 접종 나선 지자체들... "이르면 이번주 중 무료 예방접종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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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질병관리청이 국가 예방접종 사업을 일시 중단하면서 전국 국가 독감 예방접종 예약도 일시 중단됐다. /질병관리청 예방접종도우미



경남 진주시와 제주도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이 이르면 이번주 중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예방접종을 재개한다. 국가 독감 예방접종 사업과 별개로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독감 백신 무료 예방접종을 위한 백신을 확보한 덕분이다.

이들이 확보한 백신은 상온 노출로 안전성 논란에 휘말린 독감 백신과 무관하다는 설명이다. 지자체들은 백신 제조사와의 발빠른 협의와 합리적인 백신 금액을 백신 확보 배경으로 꼽았다. 중앙 정부는 독감 백신 상온 노출 사고로 독감 무료 예방접종을 위한 백신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3일 진주시 보건소 관계자는 "이번주 중 질병관리청에서 일부 연령에 대해 (독감 백신)접종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열어준다"며 "추석 전 접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질병관리청은 국가 예방접종 사업을 전격 일시 중단하며 홈페이지 내에서 예방접종 예약신청도 받지 않고 있다. 이를 이용했던 지자체들은 자체적으로 백신을 확보했더라도 덩달아 예방접종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해당 시스템 내 예방접종 대상자가 올라와 있는데, 이를 확인할 수 있는 길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자체적으로 추진할 수는 있지만, 지자체가 모두 수작업으로 진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라고 판단했다. 이번주 중 해당 시스템이 열리면 접종도 가능해진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현재 진주시는 국가 독감 예방접종과 별개로 자체적으로 16만3800도즈(1회 접종분)의 독감 백신을 확보한 상태다. 절반가량인 8만도즈는 이미 조달 업체로부터 공급받았고, 나머지 물량도 순차적으로 받을 예정이다. 이는 최근 독감 백신 부실 유통 논란이 불거진 국가 예방접종 백신과는 다르기 때문에 곧바로 예방접종도 가능하다는 게 보건소 관계자의 설명이다. 지난해 기준 진주시 인구는 약 35만명으로, 전 시민이 무료로 독감 백신을 접종한다.

제주도 역시 오는 10월 13일로 예정한 전 도민 독감 백신 무료 접종을 예정대로 시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제주도도 진주시처럼 국가사업을 제외하고 도 자체 예산으로 확보한 독감백신 물량만 29만6000도즈에 달한다. 지난해 기준 제주도 인구는 약 66만명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국가 사업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모르겠지만, 도내에서 (독감 예방접종은)별개로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자체가 자체 예산으로 백신을 보유한 지역들은 국가 독감 예방접종 중단과는 별개로 무료 예방접종을 재개할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 21일 전격 중단된 국가 독감 예방접종 사업 재개는 2주 정도 지난 시점에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상온에 노출된 독감 백신에 대한 품질 검사 기간이 2주가량 걸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2일 브리핑에서 "그 이전에 어느 정도 검사나 검토가 진행되면 (접종재개를) 판단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정부의 독감 백신 유통 업체 선정은 4차례 유찰 끝에 5차에서 겨우 낙찰됐다. 무료접종 백신을 3가 백신보다 비싼 4가 백신으로 바꿨지만, 가격이 그만큼 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부가 제시한 조달 입찰가는 8740원으로 시중 판매가격의 60% 수준이다. 여러 유통업체가 입찰에 나섰지만, 공급확약서를 내줄 제약사가 응하지 않아 난항을 겪었다. 유통업체가 선정이 돼도 제약사가 공급을 하기로 해야 유통업체로 최종 낙찰될 수 있다.

진주시 보건소 관계자는 "시 자체에서 독감 백신을 확보하기 위해 낙찰한 백신은 도즈당 1만3900원"이라며 "국가 예방접종이 8000원대인 점을 고려하면 백신 제조업체도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제주도 관계자 역시 "(독감 백신 준비)과정은 힘들었지만 미리 얘기를 하고 확보를 진행한 만큼 큰 문제는 없었다"고 했다.

부산 남구도 무료 독감 예방접종 대상이 아닌 주민을 대상으로 예방접종 진행을 준비 중이며, 전남 보성군 역시 유사한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김양혁 기자(presen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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