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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 '비공개 취임'…시민 수천 명 항의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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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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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스크=AP/뉴시스]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 그는 지난 17일(현지시간) 자신의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서방세계로부터 주도되고 있다고 주장하며 폴란드, 리투아니아와의 국경을 폐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2020.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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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유럽 벨라루스의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이 비공개로 6기 취임식을 치렀다. 이에 벨라루스에서는 그의 취임에 항의하는 시민들의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23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루카셴코 대통령은 이날 아무런 사전발표 없이 비공개로 취임식을 했다. 그는 취임식의 TV 중계 또한 허용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루카셴코 대통령는 1994년부터 26년째 장기 집권 중으로,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로도 불린다. 그는 지난달 9일 치러진 대통령선거 개표 결과 80% 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야권 후보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를 꺾고 6선 연임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 같은 개표결과가 발표된 직후부터 수도 민스크를 비롯한 벨라루스 각지에서는 루카셴코 정권의 선거 부정을 주장하는 시민들의 시위가 잇따랐다. 당국의 강경 진압으로 수천 명이 경찰에 체포됐지만 시위의 열기는 식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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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스크 AFP=뉴스1) 지난 13일(현지시간)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많은 시민들이 거리로 몰려나와 대선 불복 시위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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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에 따르면 민스크에서는 이날도 루카셴코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취임에 항의하는 시민 수천 명이 거리로 몰려나와 시위를 벌였다. 지나가던 차량들도 경적을 울리며 이들과 뜻을 같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경찰은 이날 시위대를 향해 물대포와 최루탄을 쏘며 진압작전을 벌였다. 현지 인권단체인 '비아스나 인권그룹'은 이날 "수도 민스크와 남서부 브레스트 등지에서 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체포된 사람이 115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과 유럽연합(EU)은 부정선거를 비판하면서 벨라루스에 대한 제재를 추진하고 있다.

미 국무부는 이날 "지난달 치러진 벨라루스 대통령선거는 자유선거도 공정선거도 아니었다고 믿는다"며 루카셴코 대통령에 대해 "벨라루스의 합법적 대통령으로 간주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슈테펜 자이베르트 독일 총리실 대변인 또한 이날 "취임식을 했더라도 합법적인 대통령으로 인정받을 만한 민주적 정당성을 가지지 못한다"면서 루카셴코 대통령을 비판했다.

박수현 기자 literature1028@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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