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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文대통령 종전선언 거론'에 美국무부 "단합된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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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전문가, ‘동북아 보건협력체’에 “긍정적 다자협력모델”

“폼페이오, 한·일 방문서 ‘포괄적 협력’ 언급할 듯”

세계일보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3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뉴욕 유엔총회장에서 열린 75차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영상으로 전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미국 국무부는 23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종전선언을 거론한 데 대해 대북 문제에서 한·미간 긴밀한 조율과 단합된 대응을 강조했다.

국무부 대변인실은 이날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언급 등에 대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논평 요청에 “미국과 한국은 북한과 관련된 우리의 노력에서 긴밀히 조율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북한에 대한 단합된 대응에 있어 긴밀한 조율에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미 관계와 남북 관계 모두 교착 국면인 상황에서 대화를 재개하고 북한 비핵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문 대통령이 한반도 종전선언을 거듭 제안하자 미국은 한·미 간 일치된 대북 대응을 강조한 것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전날 뉴욕 유엔총회 영상 기조연설에서 “종전선언이야말로 한반도에서 비핵화와 함께 항구적 평화체제의 길을 여는 문이 될 것”이라며 종전선언 카드를 거론했다.

국무부의 답변은 종전선언의 유용성이나 필요성에 대해 직접 평가한 것은 아니다. 한·미 간 긴밀한 조율을 언급한 것은 대북 문제에서 한쪽이 앞서나가지 않도록 보폭을 맞춰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문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제안한 동북아 보건 협력체에 대해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국면에서 긍정적인 다자협력 모델이 될 수 있다는 미 전문가의 평가가 나왔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빅터 차 한국석좌는 이날 화상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의 동북아 보건 협력체 제안에 대한 질문에 “지금 체제에서 어떠한 강대국의 리더십도 보지 못했기 때문에 세계적 대유행으로 야기된 위협 상황이 왔을 때 다자협력을 보는 것은 좋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그것이 세계 보건에서 한국에 의한 중견국의 노력이라면 나는 전적으로 찬성할 것이며, 그런 측면에서 모종의 주도권을 보고 싶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은 유엔총회 화상 연설에서 “코로나 이후의 한반도 문제 역시 포용성을 강화한 국제협력의 관점에서 생각해주길 기대한다”며 남북한과 중국·일본·몽골이 참여하는 ‘동북아시아 방역·보건 협력체’를 제안했다.

차 석좌는 ‘문 대통령의 제안에 미국이 없는 대신 중국이 포함돼 있어 제대로 기능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미국이 이번 제안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은 동맹에 대한 불신의 신호는 아니라고 본다”며 “미국 우선주의를 주장하는 트럼프 행정부는 다자 노력에 관심이 없다는 것을 꽤 분명히 밝혀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유행과 관련해 한중일 사이에 공유할 정보가 많다고 생각한다”며 “이것은 북한을 끌어들이기 위한 중심축이며, 유용한 계획”이라고 평가했다.

세계일보

미국 위스콘신주 의회 의사당에서 연설하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AP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다음달 초 한·일 양국 방문에서 어떤 대북 메시지를 내놓을 것인지에 대해 수미 테리 CSIS 선임연구원은 “미 정부는 적어도 대선까지는 북한이 도발하지 않게 동기부여하고 있기에 북한을 자극하지 않을 것”이라며 “동맹과의 협력이나 대화가 열려 있다는 식의 포괄적인 말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북한이 역대 미국 대선을 전후해 도발을 적지 않게 해왔다”며 “도발 형태로의 ‘옥토버 서프라이즈’(October Surprise) 가설엔 동의하지만, 올해는 보통 때같은 선거 해가 아니다”라며 그 가능성을 낮게 봤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보다 현 정부와 거래하고 싶어하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바라고 있고, 적어도 대선 전에는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는 없을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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