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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드려 뻗쳐, 기상"…법원 "학생, 학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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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가 학생에게 체벌 목적으로 한 '엎드려 뻗쳐 후 일어나기'는 학대가 아니란 법원 판단이 나왔다.

인천지법 형사9단독 김진원 판사는 아동학대 범죄 처벌법상 아동학대 가중처벌 혐의로 기소된 인천 모 고교 교사 A씨(52)에게 벌금 200만 원과 함께 일부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고 24일 밝혔다.

김 판사는 또 A씨에게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 14일 정오께 교무실에서 제자의 머리를 손바닥으로 세게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충격을 받은 여학생은 눈물을 터트렸고, 교사는 사과했다.

이외에 A씨는 2018년 4월 교실 앞 복도에서 2명의 여학생에게 엎드려 뻗쳐 후 일어났다가 다시 엎드리는 체벌을 10차례 반복해서 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당일 모의고사 시험에 쓸 컴퓨터용 사인펜을 매점에서 사서 교실로 온 이들 학생은 시험 입실 시간에 늦었다며 혼이 났다.

5개월 뒤에는 야간자율학습(야자) 시간에 또 다른 제자를 불러내 "왜 야자시간에 계속 떠드냐"고 소리치면서 여학생의 뒤통수를 손으로 잡고 교실 쪽으로 끌고 간 뒤 열린 창문으로 머리를 밀어 넣고는 "다른 아이들 공부하는 거 좀 보라"고 면박을 준 혐의도 있다.

김 판사는 교무실에서 A씨가 여학생의 머리를 손바닥으로 때린 행위만 학대로 인정하고 엎드려뻗쳐 후 기상을 반복하게 한 체벌 등은 부적절하지만 학대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김 판사는 "피고인이 (학생들에게) 엎드렸다가 다시 일어나는 행위를 반복하게 한 것도 없는 규정으로 피해 아동들을 지도한 것으로 부적절해 보인다"면서도 "피고인이 직접적으로 폭력을 쓰진 않았고, 피해 학생들은 당시 만 17세로 건강했다. 다소 숨이 차고 힘이 들기는 했겠지만, 신체 건강이나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정도였다고 단정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김 판사는 "규정에 근거하지 않고 아동들을 지도한 행위는 징계로도 충분하다"면서 "만약 이 같은 행위를 모두 학대로 본다면 학대의 범위가 지나치게 넓어진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A씨가 여고생의 머리를 잡고 창문에 밀어 넣은 행위도 다소 거칠고 부적절한 지도 방식이라고 봤지만 '공부를 열심히 하라'는 취지의 독려 행위로 판단했다.

A씨는 재판과정에서 체벌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신체적 학대는 아니며 사회상규에 반하지 않는 행위여서 위법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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