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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아빠 출산휴가’ 28일로 늘리는 프랑스…“부부 모두 아이 챙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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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게티이미지뱅크


프랑스에서 ‘아빠 출산휴가’가 내년 7월부터 현행 2배인 한달로 늘어난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세상에 나온 아이를 엄마만 돌봐야 할 이유는 없다. 더 큰 평등을 위해 부부 모두가 아이를 챙기는 게 중요하다”면서 배우자 유급 출산휴가 기간을 기존 14일에서 28일로 늘린다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 중 7일은 의무 사용 기간”이라며 “프랑스 인구의 80%가 현행 아빠 출산휴가 기간이 너무 짧다는 데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프랑스에서 배우자 출산휴가 첫 사흘간 급여는 고용주가, 나머지는 국가가 부담한다. 새 제도 시행 후 의무적인 7일 출산휴가를 주지 않는 회사들은 최대 7500유로(약 1023만원)의 벌금을 물게 된다.

엘리제궁은 “이번 개혁으로 유럽 내 (배우자 출산휴가) 중위권에 속했던 프랑스가 스웨덴, 노르웨이, 포르투갈 등과 함께 선두권으로 올라서게 된다”며 “시간은 아이와 부모 사이에 중요한 관계를 형성하는 필수적 요소인데, 현재의 14일은 너무 짧다”고 밝혔다.

프랑스는 2002년 14일간의 배우자 출산휴가 제도를 도입했고, 이는 당시 어떤 유럽 국가보다 길었다. 그러나 현재는 스웨덴이 급여의 80%를 주는 60일 간의 배우자 출산휴가제를 실시하고 있다. 100% 임금을 받는 출산휴가를 12주간 쓸 수 있는 스페인 아빠들은 내년부터 16주로 기간이 늘어난다. 핀란드는 54일간의 휴가 동안 급여의 70%를 제공한다. 포르투갈은 25일간 완전 유급휴가다.

세계일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5차 유엔총회에서 화상을 통해 연설하고 있다. 뉴욕=AP연합뉴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엘리제궁에 전문가 위원회를 설치하고 어떻게 하면 생후 1000일을 제대로 보낼 수 있을지 연구해달라고 주문했다. 위원회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배우자 출산휴가를 9주로 확대할 것을 권고했으나, 엘리제궁은 현재보다 2배 늘리는 선에서 타협했다.

프랑스의 부모들은 출산휴가가 끝나면 육아휴직도 이용할 수 있다. 첫째 아이는 6개월 간이며, 부부가 둘 이상의 자녀를 둘 경우 최장 3년까지 나눠 쓸 수 있다. 육아휴직은 무급이지만, 부모는 각종 국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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