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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트럼프 “미 대선, 연방대법원서 결판” 또 불복 의사 내비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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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 소송과 긴즈버그 후임 임명의 연관성 질문에 답변

또 “우편투표, 사기”…‘캠프선 불복 전략 수립 중’ 보도도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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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은 23일(현지시간) 11월 대선이 결국 연방대법원에서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과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맞붙은 선거의 승자와 패자가 법정에서 갈릴 것이라고 한 것이다. 대선 패배 시 평화롭게 정권을 넘겨줄 것인지에 대해선 “벌어질 일들을 봐야 할 것”이라고만 했다. 대선에서 패배할 경우 ‘우편투표=사기’ 프레임을 내세워 불복할 뜻을 내비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취재진으로부터 ‘투표를 둘러싼 소송의 가능성 때문에 대선 전에 연방대법관을 임명하는 게 시급하다고 보는 것이냐’는 물음에 “훌륭하고 공정한 질문”이라며 “이것(선거)은 결국 연방대법원에 갈 것이라고 본다. 나는 연방대법관이 9명인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민주당이 저지르고 있는 이 (우편투표) 사기는 대법원에 갈 것”이라며 “4 대 4 상황은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대선 결과가 연방대법원에 갔을 때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연방대법관의 별세로 생긴 공석이 채워지지 않아 8명의 연방대법관이 4 대 4로(대선 결과에 대한) 결론을 내지 못하는 상황을 거론한 것이다. 미국 역사상 유일하게 연방대법원 판결로 승자가 결정된 사례는 공화당 조지 W 부시 후보가 민주당 앨 고어 후보에게 이긴 2000년 대선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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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긴즈버그 고(故)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미국 연방대법원 대법관이 안치된 관이 23일(현지시간) 추모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워싱턴 연방대법원 입구에 놓여 있다. 미국 진보의 상징으로 소수자를 위한 판결을 내려왔던 고인은 오는 24일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미 의회 건물 내 국립동상기념관에 안치된 뒤 다음주 워싱턴의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영면에 들어간다. 워싱턴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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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우편투표=사기’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들(민주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사기 치는 방편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편투표 과정에서 수백만장의 투표용지가 위조될 것이라면서 “중국, 러시아, 북한, 이란 같은 나라들은 그에 비하면 별것 아니다”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26일 후임 대법관을 지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후임자가 대선 전 인준될 경우 긴즈버그 별세 전 5 대 4였던 ‘보수 대 진보’ 대법관 지형이 6 대 3으로 바뀐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대선 결과와 관련해 소송전이 벌어질 경우 유리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도 ‘대선 패배 시 평화적으로 정권을 이양할 것이냐’는 질문에 “벌어질 일들을 봐야 할 것”이라며 “나는 투표용지에 관해 매우 강력하게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투표용지는 재앙”이라고 했다. 관련 질문이 이어지자 우편투표가 없으면 자신이 정권을 이양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로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 선거 캠프가 선거 불복에 대비한 전략 마련에 나섰다는 언론 보도도 나왔다. 시사주간지 애틀랜틱은 이날 트럼프 캠프 본부 및 주별 법률팀이 헌법이나 선거 관련 법률에서 모호하거나 논리적으로 쟁점이 될 만한 지점들을 집중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불복하고 장기간 법정 투쟁을 벌이기 위한 전략을 짜고 있다는 것이다.

바이든 캠프는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불복 시사 발언을 “사기행각”이라며 “미국 정부는 백악관 무단침입자를 호송할 완벽한 능력이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 | 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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