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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5 (화)

트럼프 “대선, 대법원으로 갈 것”…패배시 ‘불복’ 작심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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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편투표 비난하며 “9명의 대법관 갖는 것 중요”

‘평화적 권력이양’ 질문엔 “지켜보자” 확답 피해

<애틀랜틱> “트럼프 캠프, 대선 결과 회피 전략 논의”


한겨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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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3일 대선이 결국 연방대법원의 판단으로 넘어갈 것이라며, 이 때문에 대법관 공석을 서둘러 채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평화적 권력 이양에 관한 질문에도 확답을 피했다. “선거 사기로 이어질 것”이라며 우편투표를 비판해온 그가 실제로 우편투표를 문제 삼아 선거 결과에 불복하며 법정으로 끌고갈 계획을 구체적으로 염두에 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백악관에서 주정부 법무장관들과 만난 자리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올해 대폭 확대된 우편투표가 일부 지역에서는 본인 서명 검증도 하지 않고, 투표용지가 잘 배달될 것인지도 알 수 없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대재앙이 될 것이다. 더 늦기 전에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이 코로나19를 구실로 우편투표 사기를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수백만장의 투표용지가 위조될 것이라면서 “중국, 러시아, 북한, 이란 같은 나라들(의 선거개입)은 그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기자들이 ‘그게 대법관을 완전하게 채워놓는 게 중요하다고 보는 이유냐’고 묻자 “중요한 질문이다. 그렇다. 그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것은 결국 대법원으로 가게 될 것”이라며 “우리가 9명의 대법관을 갖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숨진 진보 성향의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의 후임으로 현재 대법원 구성은 보수 5, 진보 3명이 됐는데, 대선 전에 자신이 지명한 새 대법관으로 빈 자리를 채워 보수 6, 진보 3명으로 바꿔놔야 한다는 것이다.

오는 26일 긴즈버그 후임을 지명하겠다고 예고해둔 트럼프 대통령은 후임자에 대한 상원 인준 청문회와 표결, 공식 임명까지 대선 전에 끝내는 게 좋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이 (우편투표) 사기는 대법원 법정에 있게 될 것”이라며 “4 대 4 (판결) 상황이 되는 것은 좋지 않다. 그건 8 대 0이나 9 대 0이 돼야 한다고 보지만, 이게 필요 이상으로 정치적으로 될 경우에 대비해 9번째 대법관을 갖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저녁 백악관에서 연 다른 기자회견에서도 ‘대선 승패에 상관 없이 선거 뒤 평화로운 권력 이양을 약속하겠느냐’는 질문에 “글쎄,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할 것”이라며 확답을 피했다. 그는 대신 “(우편) 투표용지를 없애면 권력 이양이 아니라 지속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19일 <폭스 뉴스> 인터뷰에서 대선 패배시 승복하겠느냐는 질문에 “지켜봐야 한다. ‘예스’, ‘노’라고 답하지 않겠다”며 명확한 답변을 피했다. 같은 달 30일에는 트위터에 “사람들이 적절하고 안전하고 무사히 투표할 수 있을 때까지 선거를 미룬다???”라고 올렸다가 논란이 일자 “대선 연기를 원하는 건 아니다”라고 해명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시사주간지 <애틀랜틱>은 트럼프 재선 캠프가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대선에서 패배할 경우 그 결과를 회피하기 위한 전략을 짜고 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승리로 나올 경우 ‘선거 사기’를 주장하고, 공화당이 의회를 장악한 경합주에서 투표 결과를 무시하고 대선 선거인단을 친트럼프 인사들로 지명하도록 하는 방안 등이 일각에서 논의되고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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