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본과 4학년 "국시 응시하겠다" 성명서…복지부 구제책 마련에 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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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의사 국가고시(국시) 거부를 중단했던 의과대학 본과 4학년 학생들이 의사 국시 실기시험에 응시하겠다는 의사를 직접 표명하면서 국시 재응시 가능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간 정부는 "의대생들이 응시 의사를 밝히지 않은 상황에서 재응시 검토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하지만 의대생들이 뒤늦게 응시 의사를 표명한 만큼 관련 사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국민여론이 안좋은 데다 형평성·공정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어 추가 구제책 마련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전국 40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본과 4학년 대표들은 24일 공동성명서를 내고 "국시에 대한 응시 의사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성명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국민 건강권이 위협받고 의료 인력 수급 문제가 대두되는 현 시점에서 우리는 학생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 '옳은 가치와 바른 의료'를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의대생들은 "앞으로도 대한민국의 건강한 의료 환경 정립에 있어 국민 여러분의 소중한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린다"며 "우리나라의 올바른 의료를 위해 노력하는 정부의 모습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전날 의대 본과 4학년 학생들은 의사 국가고시 실기시험에 응시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할 지를 두고 최종투표에 돌입했다. 이번 투표는 본과 4학년 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진행했으며, 시험에 대한 개인의 의사가 중요한 만큼 개별 투표로 진행했다. 투표 결과 응시 의사 표명에 찬성한 의견이 과반을 넘었다.
의대 본과 4년 개별투표서 '응시 찬성' 과반 넘어
복지부 "재응시 여부 검토중"
의대생들을 대표하는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는 지난달 의대정원 확대 등 정부의 주요 의료정책에 반발하며 국시 응시를 거부했다. 지난 4일 의협과 정부, 여당이 관련 정책을 원점에서 재논의하기로 합의했지만 '졸속 합의'를 주장하며 단체행동을 멈추지 않았다. 그러다 전공의들이 진료 현장에 복귀하고 의대생 내부에서도 단체행동의 명분이 사라졌다는 비판에 직면하면서 지난 14일 동맹휴학과 국가고시 거부 등 단체행동을 중단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의료계에서는 본과 4학년들이 의사 국가고시 거부를 단체행동 방식으로 내세웠던 만큼 단체행동 중단은 응시를 내포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하지만 정부는 의대생들이 '국시에 응시하겠다'는 입장을 직접적으로 표명하지 않았기 때문에 구제책 등을 검토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후 당장 국시를 봐야하는 의대 본과 4학년 학생들을 중심으로 '응시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고 여러 차례 내부 논의 끝에 결국 최종 투표를 통해 이날 국시 응시 의사를 직접 표명했다.
의대생들에게 국가고시 응시를 지속적으로 권유했던 의료계는 의대생들이 국시 응시 의사를 직접적으로 밝힌 만큼 국시 재응시 여부 등을 정부와 논의해 나갈 방침이다.
한희철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이사장은 "의대 본과 4학년생들이 의사 국시 실기시험에 응시하겠다고 직접적인 표명을 하지 않아 국시 재응시가 불가한 상황이었는데 이번에 응시로 뜻을 모았다"면서 "실기시험이 11월 20일까지로 시간이 충분하지 않은 만큼 조속히 사태가 해결될 수 있도록 의협을 중심으로 정부와 논의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현재 의대생 국시 재응시 등 구제책 방안을 두고 해당과에서 검토를 하고 있다"면서 "이미 국시 실기시험이 시작된 상황에서 형평성·공정성 시비가 불거질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6일 신청이 마감된 의사 국시에는 응시대상 3172명 중 14%인 446명만이 신청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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