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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이슈 동학개미들의 주식 열풍

니콜라부터 나녹스까지…사기 의혹에 `서학개미` 투자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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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란 폴리아키네 나녹스 공동창업자.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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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수소트럭업체 니콜라에 이어 디지털 X선 기술업체 나노-X이미징(이하 나녹스)까지 사기 의혹에 휘말리면서 해외 주식에 투자한 이른바 '서학개미'에 큰 손실이 우려된다.

23일(이하 미 동부 시각) 미국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시장에서 니콜라는 전일 대비 7.36달러(25.82%) 내린 21.150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014년 설립된 니콜라는 수소·전기트럭 개발 관련 스타트업으로 '제 2의 테슬라로 떠올랐다. 수소 1회 충전으로 1200마일(약 1920km)를 이동할 수 있는 수소트럭과 전기 배터리 트럭 등을 개발 중이라 밝혀 업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한화솔루션 계열사인 한화에너지·한화종합화학이 니콜라 지분 6.13%를 갖고 있다.

하지만 최근 한 공매도 업체가 사기 의혹을 제기하자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 지난 6월 4일(현지시간) 상장한 니콜라는 상장 직후 주가가 2배 이상 폭등하며 93.9900달러까지 올랐으나 현재 주가는 4분의 1 토막이 난 상황이다.

이달 초 공매도 업체 힌덴부르크 리서치는 "니콜라의 트럭은 언덕 위에서 굴려 달리는 것이며 수소연료전지는 거짓"이라는 보고서와 증거를 공개하며 기술력 논란이 일었다.

이에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법무부는 사기 여부에 대해 조사를 시작했고, 창업자인 트레버 밀턴 니콜라가 지난 20일 회장직에서 물러나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니콜라에 이어 나녹스도 최근 사기의혹이 불거진 상황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공매도 투자세력인 머디워터스가 나녹스가 사기 행각을 벌이고 있다며 저격한 것이다.

머디워터스는 성명을 통해 "나녹스와 니콜라는 중요한 유사점이 있다"며 "니콜라는 진짜처럼 보이기 위해 트럭을 언덕에서 굴렸고, 나녹스는 ARC(차세대 영상촬영기기)가 진짜인 것처럼 보이기 위해 누군가의 흉부 사진으로 조작한 시연 영상을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나녹스는 SK텔레콤이 2대 주주로 참여한 의료장비 기업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6월과 올해 6월 두차례에 걸쳐 나녹스에 총 2300만달러(약 273억원)을 투자했다.

나녹스는 반도체 기반 디지털 엑스레이(X-Ray) 기술을 토대로 하는 의료장비 '나녹스 아크(Nanox.Arc)'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구급차나 비행기 등에서 엑스레이를 찍을 수 있는 기술로 투자자들의 기대를 모았다. 기술 개발 기대감에 지난 11일 장중 66.6700달러까지 치솟으며 최고가를 찍었으나 현재는 주가가 반토막이 났다.

문제는 국내 대기업이 투자하고 있어 이를 믿고 니콜라와 나녹스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이 상당수 존재한다는 점이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의 니콜라 주식 보유 규모는 지난 23일 기준 1억2692만달러(약 1487억원)으로 집계됐다. 나녹스는 1억842만달러(약 1279억원)를 보유 중이다.

니콜라와 나녹스는 해외주식 보관규모 기준 상위 27위, 35위를 각각 기록하고 있다. 최근 주가 폭락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액이 눈덩이처럼 커졌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금융당국도 서학개미에 투자 주의를 촉구하고 나섰다.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은 지난 23일 오전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통해 "최근 개인투자자들의 대출을 통한 주식투자, 소위 '빚투' 문제와 정보 접근성이 낮으며 환리스크에도 노출될 수 있는 해외주식에 대한 직접투자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점에 대해 많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손 부위원장은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퍼져 주식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며 "무리한 대출을 통한 주식 투자나 충분한 정보가 전제되지 않은 해외투자가 가질 수 있는 리스크에 대해서 개인 투자자들이 다시 한번 유념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현정 기자 hjk@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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