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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이용 "'공연계 대부' 이종덕 삼촌 덕분에 가수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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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서울=뉴시스] 이종덕 전 충무아트센터 사장. 2020.09.23. (사진 = 뉴시스 DB)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너는 노래를 곧 잘 하니, 안방에서만 노래하면 안 된다. 다른 사람에게 위로와 영감을 주는 것이 음악 예술인데, 잘 알릴 수 있는 홍보 방법도 생각해야지."

'한국 1호 공연예술 CEO'로 통하는 이종덕(85) 전 단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원장?석좌교수다운 발언이다.

가수 이용(63)은 24일 전화통화에서 친아버지처럼 따른 이 전 교수에 대해 이렇게 기억했다. 이용은 전날 사망한 이 전 교수의 빈소에서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키는 중이다.

'공연계의 대부'로 통하는 이 전 교수는 한국문화예술진흥원 상임이사, 서울예술단 이사장, KBS교향악단 이사장을 비롯 예술의전당, 세종문화회관, 성남아트센터, 충무아트센터 등 국내 주요 국공립 공연장의 사장을 지냈다.

예술행정 CEO로서 문화예술 발전에 헌신한 그는 문화예술가를 알리는데 도가 텄던 인물이다. 피아니스트이기도 한 정명훈 전 서울시향 예술감독이 지난 1974년 러시아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2위를 차지하고 귀국했을 당시 카퍼레이드를 기획한 일화가 유명하다.

이용은 "삼촌은 10원짜리 공연을 10번 하는 것보다, 100원짜리 큰 공연을 한 번 하는 것이 낫다는 말씀을 하실 정도로 예술을 보는 안목이 탁월하셨다"고 기억했다.

이 전 교수는 이용의 모친과 사촌이다. 이용과는 오촌 관계지만, 이 전 교수와 이용은 삼촌 이상으로 가깝게 지냈다. 그래서 '삼촌'이라는 호칭을 내내 썼다. 친척이 없는 이용은 주로 외가에서 지냈기 때문에 이 전 교수와 자주 접하기도 했다. "초등학교 시절에 삼촌이 문화공보부(현 문화체육관광부)에 다니니, 좋은 공연을 알거나 보려면 삼촌에게 자주 물어봐야 했다."

이용은 1981년 국풍가요제에서 '바람이려오'로 가요계에 데뷔했다. 이듬해 매년 10월만 되면 최고의 애청곡으로 불리는 '잊혀진 계절'을 통해 스타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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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용. 2020.09.24. (사진 = 뉴시스 DB)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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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의 길로 접어든 것도 이 전 교수 덕이다. 패티김의 숱한 히트곡을 작곡한 작곡가 길옥윤에게 그를 소개시켜줬다.

이용은 지난 21일 KBS 2TV '불후의 명곡-골든컵 특집' 편 녹화에 참여해 길 작곡가가 만든 패티김의 '사랑은 영원히'를 불렀다. 길 작곡가에 대한 죄송한 마음 때문이다. 길 작곡가는 이용에 대해 "크게 될 가수"라고 평가하며 가까이 대했는데, 그가 다른 음반사에서 데뷔를 했기 때문이다.

이용은 '불후의 명곡'에서 관련 이야기를 하며 이 전 사장이 자신을 길 작곡가에게 소개시켜줬다는 것도 말했다. 그런데 프로그램 녹화 이틀 뒤에 안타깝게도 이 전 사장이 세상을 떠난 것이다. 이용이 녹화에 참여한 '불후의 명곡' 편은 내달 10일 방송 예정으로, 당일 이 전 교수의 자료사진이 등장할 예정이다.

이용의 아들 이욱은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의 마셜대학 성악과 전임교수다. 이 전 교수가 만든 무대에서 노래할 날을 꿈 꾸기도 했다. 이는 안타깝게 이뤄지지 못했다.

이용은 "삼촌은 '내가 널 도와줄 것도 없이 2, 3년 만에 커버렸다'는 말씀을 자주 하셨다"면서 "삼촌이 제 아들과 함께 무대를 만들지 못한 부분은 아쉽지만, 마지막 가는 길을 잘 지켜드리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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