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전국 40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본과 4학년 대표들은 "국시에 대한 응시 의사를 표명한다"며 200자 안팎으로 된 짧은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에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국민 건강권이 위협받고 의료 인력 수급 문제가 대두되는 현시점에서 우리는 학생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 '옳은 가치와 바른 의료'를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 대한민국의 건강한 의료 환경을 정립하는 데 국민 여러분의 소중한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린다. 끝으로 우리나라의 올바른 의료를 위해 노력하는 정부의 모습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정부는 "의대생 국시 응시 표명만으로 추가적인 국시 기회 부여가 가능한 상황이 아니다"며 "의사 국시의 추가적인 기회 부여는 다른 국가시험과의 형평성·공정성에 대한 문제와 이에 따른 국민적 수용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이라고 밝혔다. 국가고시 접수 기한이 이미 지난 만큼 국민의 동의와 양해가 선행돼야 한다는 얘기다.
일단 국민 여론은 싸늘하다. 한 네티즌은 "성명서는 '국시에 불응한 우리 자신보다 코로나19로 인한 인력 수급 걱정 때문에 의사면허시험을 보겠다는 것이며, 정부의 의료 정책이 잘못됐으니 개선하라'는 메시지로 읽힌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사죄하니 허락해주세요'가 아니라 '표명한다?'"라며 "기차는 이미 떠났으니 내년에 응시하겠다는 표시로 받아들인다"고 꼬집었다. "공정성이 우선이다. 국시 재시험 응시 기회를 준다면 수능, 운전면허, 행시, 외시 등도 재시험 기회를 주라"고 반박하는 댓글도 달렸다. '국시 불응 의대생에 대한 재접수 등 추후 구제를 반대한다'는 청와대 청원에는 57만명 이상이 동의했다. 정부는 의사 국시 응시 기회를 두 차례 연기해 지난 6일 밤 12시까지 신청을 받았다. 하지만 의사 국시 응시 대상 3172명 중 14%인 446명만이 신청했다. 나머지 2726명은 지난달 정부의 의대 증원, 공공의대 설립 등에 반대하는 단체행동을 벌이면서 국시 응시를 거부했다. 지난 4일 대한의사협회와 정부, 여당이 문제가 된 정책을 원점에서 재논의하기로 합의한 후에도 국시 거부 의사를 철회하지 않았다. 실기시험은 8일 시작됐으며 11월 20일까지 분산 진행된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 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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