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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코로나 확산세 계속되면 10곳중 2곳 한계기업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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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연매출 20억원 규모 컨벤션 업체 A사는 코로나19 '직격탄'을 맞고 최근 폐업 위기에 몰렸다. 모든 오프라인 전시사업이 올스톱됐기 때문이다. A사 임원은 "연초 행사 수주로 용역대금을 선지급받고 직원 월급을 줬는데 행사가 취소되면서 자금 상황이 극도로 어려워졌다"며 "코로나19 위기가 내년 초까지 계속되면 회사 문 닫는 건 시간문제"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이미 최소한의 인력만 남겨두고 직원들에게 무급휴가를 줬고, 갈 곳이 따로 있는 직원은 내보냈다"고 한숨을 쉬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채산성이 악화하며 이자도 못 내는 기업이 올해에만 1558개 불어날 것이라는 한국은행 경고가 나왔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4일 금융안정 상황을 점검하며 올해 외부감사 대상 기업 중 한계기업이 5033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작년 대비 44.8% 급증한 것으로 2010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다.

문제는 한계기업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는 점이다. 한계기업은 2017년 3112개에서 이듬해 3236개, 2019년 3475개로 불어난 뒤 올해 코로나19 타격이 가중되며 5000개를 돌파할 것으로 추산됐다. 외부감사를 받는 전체 기업 중 한계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최근 4년 새 13.7%에서 21.4%로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한계기업이 쏟아져 나오는 직접적 원인은 전방위적인 코로나19 타격이다. 올 2분기 외감기업의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0.1%로 역대 최악을 기록했다. 경영의 질도 좋지 않다. 2분기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업신용 비율은 6.7%포인트 높아진 108.6%로 나타났다. 한계기업에 대한 여신은 최근 4년간 100조원에서 올해 176조원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특히 기업들이 새마을금고·신협 등 상호금융에서 받은 대출이 부실화될 우려가 있다. 상호금융에서 원금·이자를 떼일 확률이 큰 고정이하여신액은 전년 대비 59%(6월 기준) 급증했다.

경기 회복이 늦어지면 이 같은 부실이 터질 위험이 크다는 게 한은 판단이다. 한은은 "기업 신용위험이 실제보다 과소평가되고 있을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며 "하반기에도 신용대출 증가세 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은행의 신용위험 관리 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정규일 한은 부총재보는 "향후 신용 증가는 코로나19 치료제나 백신 개발 등 실물경제 변화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 <용어 설명>

▷한계기업 :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비율)이 3년 연속 1 미만인 기업. 돈을 벌어도 이자조차 갚지 못하는 상태가 3년째 계속된 기업을 뜻한다.

[안병준 기자 / 송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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