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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필동정담] 백신 반대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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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테니스 스타 노바크 조코비치는 백신 반대론자다. 그는 지난 4월 자연 치유설을 주장하며 "코로나 백신 예방 접종을 거부할 것이고, 만약 백신을 강요받는다면 선수 은퇴까지 고려한다"고 발언해 파문을 일으켰다. 그는 6월 세르비아에서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고 대회를 열었다가 참가 선수들을 줄줄이 감염시켰다. 결국 자신과 아내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전 인류가 코로나19 백신이 나오길 기다리고 있는 것 같지만 미국과 유럽에서는 백신 거부 운동도 만만찮다. 과거에는 죽은 박테리아를 몸속에 넣는 것에 저항감이 컸고, 현대에 와서는 1998년 앤드루 웨이크필드 박사가 MMR(홍역·이하선염·풍진) 백신이 자폐증을 일으킨다는 허위 논문을 발표한 것이 접종 거부 운동에 큰 영향을 미쳤다. 2015년 캘리포니아 등에서 홍역이 다시 유행해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아이들에게 백신을 맞히자"는 칼럼을 기고했을 정도다. 국내 '안아키(약 안 쓰고 아이 키우기)' 등 단체도 자연 치유를 주장하며 백신을 거부한다.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한 가짜뉴스도 범람하고 있다. 최근 미국 CNN은 "코로나19 백신을 맞으면 자폐증이 생긴다" "백신에 원숭이 머리를 넣었다" 등의 허위 정보가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심지어 빌 게이츠가 백신을 이용해 마이크로칩을 몸에 심으려 한다는 음모론도 제기됐다.

특히 세계 각국이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과속 중이고, 미국이 대선 일정에 맞추려고 서두르면서 백신 반대론자들의 회의론은 더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3차 임상을 건너뛴 러시아 백신, 개발 과정을 압축한 중국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의심도 크다. 미국 갤럽이 지난 7~8월 7632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무료 백신을 지금 맞을 수 있다면 투약할 의사가 있냐고 물었는데 거부 응답이 35%나 됐다. 문제는 백신을 거부하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집단면역'이 어려워지며 치료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 각국은 백신 개발에 노력을 기울여야 할 뿐 아니라 백신 반대 운동과도 싸워야 할 힘든 상황에 놓였다.

[심윤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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