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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코로나 걸려보실 분?” 영국서 자원봉사자에 주입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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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개발 앞당기기 위해 자원 봉사자 대상으로 개발 중인 백신 접종 후 고의 감염시키기로

영국 정부가 코로나 백신 개발을 앞당기기 위해 건강한 사람에게 코로나 바이러스를 주입하는 실험을 세계 최초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이번 실험은 건강한 사람에게 현재 개발 중인 백신을 접종한 뒤 한 달쯤 지나 코로나 바이러스를 체내에 주입시켜 신체 반응을 살피는 방식이다. 개발 중인 백신을 맞은 사람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어떻게, 얼마만큼 이겨내는지 빠르게 확인할 수 있어 백신 개발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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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 시각) 의회에 출석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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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실험은 내년 1월 런던 외곽의 격리 시설에서 실험 참가를 자청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이뤄진다. 실험 대상자들을 여러 그룹으로 나누고 다양한 세부 조건의 실험을 전개해 백신의 효능을 극대화하는 방법을 모색한다고 FT는 밝혔다. 영국에서는 백신 개발과 관련한 실험 대상이 될 의사가 있다고 서약한 사람이 약 2000명에 달한다.

고의로 바이러스에 감염시키는 실험은 1796년 영국인 의사 에드워드 제너가 천연두 백신을 개발했을 때를 시작으로 장티푸스, 말라리아, 콜레라 백신을 만들어낼 때도 실행됐다고 FT는 보도했다.

유럽에서는 이달을 기점으로 코로나 확산 속도가 다시 빨라지고 있다. 프랑스에선 하루 확진자가 1만3000명대까지 나오고 있다. 유럽질병예방감시센터(ECDC) 집계에 따르면, 23일까지 유럽의 코로나 확진자는 296만여 명이며, 이번 주 안으로 300만명을 넘어설 것이 확실시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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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지하철 빅토리아역 입구에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벌금에 처해진다는 경고문이 세워져 있다./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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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유럽 주요국은 ‘2차 봉쇄령’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영국은 24일부터 모든 식당과 술집에 대해 밤 10시 이후 영업을 금지했다. 자가 격리 대상자가 상습적으로 외출하면 최고 1만파운드(약 1490만원)의 벌금을 물린다. 결혼식은 15명, 장례식은 30명까지만 참석이 가능하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이번 조치가 최대 6개월간 지속될 수도 있다”고 했다.

프랑스도 2차 봉쇄령을 내렸다. 각 지역을 경계, 높은 경계, 최고 경계, 보건 비상사태 등 4개 단계로 나누고 단계별 대응 조치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최고 경계에 해당하는 제2의 도시 마르세유에서는 26일부터 식당·술집의 영업이 전면 금지된다. 높은 경계에 해당하는 파리·보르도·리옹 등 11개 도시에서는 밤 10시 이후 식당·술집 영업이 금지된다.

스페인은 지난 21일부터 마드리드 및 교외의 37개 구역에 거주하는 약 100만명을 대상으로 이동 제한령을 내렸다. 출근·등하교와 같은 필수적인 활동을 제외하고 이동할 수 없게 했다. 코로나와 관련한 강제 규정을 거의 도입하지 않았던 스웨덴에서도 최근 확진자가 다시 늘어나자 방역 기준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2차 봉쇄령에 대한 반발과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영국에서는 대형 마트에서 다시 사재기가 기승을 부렸다. 프랑스에서는 식당·술집이 전면 폐쇄될 예정인 마르세유의 시장이 공개적으로 정부 방침을 비난했다. 스페인에서는 이동 제한령이 저소득층 거주 지역에 집중되면서 “차별 조치”라는 항의가 쏟아지고 있다.

[파리=손진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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