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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아이들 ‘마음 방역’하려면 관심 공유 넓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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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아이를 위한 정신의학

다키카와 가즈히로 지음, 김경원 옮김/열린책들·3만원

“‘마음’이라 불리는 체험 세계는 한 사람 한 사람의 뇌 안에서 일어나는 주관의 세계일 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주관과도 공유할 수 있는 공동의 세계다.”

일본 아동 정신과 전문의·임상 심리학자 다키카와 가즈히로가 쓴 <아이를 위한 정신의학>은 아이의 마음과 정신 장애를 자연과학, 인문사회, 철학 등 융합적 시각에서 분석한 책이다. 680쪽 긴 분량에 아동 정신의학에 관한 이론에서부터 집단 따돌림, 등교 거부 등 원인과 문제 해결방법까지 두루 담았다.

지은이는 아이들 마음의 병을 정신 발달이라는 측면에서 살핀다. 정신 발달은 “하나의 생물체 즉 개체로서 태어난 아이가 사회적이고 공동적인 존재로 자라나는 과정”이라고. 그것을 이루는 두 가지 축은 인식 발달과 관계 발달이다. 특히 영유아기 때 안아주고, 기저귀를 갈아주는 등 보살핌을 잘 받으면 이 두 가지 발달의 토대가 잘 형성된다. 그렇지 못할 때 발달이 지연되고 다양한 정신장애가 나타나는 것이다.

아이가 외부 탐색을 하는 시기에 양육자를 비롯한 주변 어른들의 역할도 중요하다. 어른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아이들에게 ‘여기 꽃이 있네’, ‘이것 봐 멍멍이야’라고 말하며 의미 있는 대상에 주의를 기울이도록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때 어른과 아이가 하나의 대상을 동시에 바라보는 것을 ‘관심의 공유’라 한다. 발달 심리학에서는 이를 ‘공동 주의’라 부르고, 발달에 필요한 핵심으로 여긴다.

책은 집단 따돌림, 집에서 재잘재잘 떠들지만 밖에서는 말이 없는 함묵증, ‘손에 세균이 묻어 있다’고 불안해하는 강박증 등을 해결하기 위한 가족의 대처법과 사회 지원책도 제시한다. 코로나로 인해 아이들 ‘마음 방역’이 필요한 요즘 더욱 유용한 책이다.

허윤희 기자 yhh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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