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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5 (화)

트럼프, 긴즈버그 대법관 후임 왜 서두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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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우편투표는 사기” 줄곧 비판

“11월 선거 대법 판단에 맡겨질 것”

대선 불복 시사… 5명에도 불안감

‘보수’ 대법원장, 사안따라 진보편

대선캠프 이미 ‘불복 전략’ 수립 중

세계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워싱턴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별세한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의 후임 인선을 서두르는 ‘속내’를 드러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확산하는 우편투표를 ‘사기’라고 비판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대선 결과는 결국 연방대법원 판단에 맡겨질 것’이라고 강조, 대선 결과에 불복할 계획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투표를 둘러싼 소송 가능성 때문에 대선 전 연방대법관 임명이 시급하다고 본 것이냐’는 기자 질문에 “훌륭하고 공정한 질문”이라면서 “이건 결국 연방대법원에 갈 것이라고 본다. 그리고 나는 연방대법관이 9명인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이 저지르고 있는 이 사기, 그건 사기다. 그 사기는 미국 연방대법원에 갈 것이다. 그리고 나는 4대4는 좋은 상황이 아니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대선 결과가 연방대법원 판단에 맡겨졌을 때 8명의 대법관이 4대4 동수로 나뉘는 상황을 거론한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속전속결로 보수 성향 후임을 지명하고 대선 전 인준을 마쳐 보수 대 진보 성향 대법관 지형을 6대3으로 바꾸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다. 긴즈버그 대법관 생전 대법원의 보수 대 진보 대법관 구성은 5대4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보수 대법관이 5명임에도 불안함을 느끼는 것은 로버츠 대법원장 때문일 수 있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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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 연방대법원 앞에서 23일(현지시각) 한 여성이 해바라기를 들고, 고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의 영면을 기도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로버츠 대법원장은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지만 사안에 따라 진보 쪽 손을 들어줬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해 온 ‘오바마 케어’ 관련 소송 두 건에서도 진보쪽 손을 들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대선에서 패배할 경우 결과에 승복할지에 대해 “나는 지는 게 싫다”며 확답을 피했다. 얼마 뒤에는 ‘재선거가 필요할 수도 있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 캠프가 이미 대선 결과에 불복하는 전략을 수립 중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미국 시사주간지 애틀랜틱은 트럼프 캠프의 전국 및 주별 법률팀이 투표 이후를 공략하는 ‘선거 후 전략’의 틀을 짜고 있다고 전했다.

전략의 핵심은 격전지의 개표 결과를 교묘하게 회피하는 것으로, 헌법이나 개표 관련 법에서 모호하거나 논리적 쟁점이 될 만한 것들을 찾아내 차기 대통령 취임일까지 분쟁을 이어간다는 시나리오다.

이렇게 되면 내년 1월 차기 대통령 취임식에 두 명의 대통령이 등장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 전략은 투표 결과를 거부하는 시나리오보다 더 나쁜,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애틀랜틱은 지적했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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