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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공인중개사 '양극화' 심화…광주·울산 문닫고, 경기·부산 '활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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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공인중개사 개업 1302곳…폐·휴업은 1097곳

거래 감소로 중개사 일거리 줄어…"경쟁 치열"

뉴스1

서울 성북구 인근 아파트 단지 내 공인중개업소의 모습. 2020.8.21/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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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철 기자 = 공인중개사업계의 지역별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경기와 부산 등 대도시 개업 사무실은 계속 늘어나는 반면 광주, 울산, 충북 등 중소 지방은 문을 닫거나 휴업하는 공인중개사가 증가하고 있다.

25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공인중개사 개업 사무실은 1302곳, 폐업은 1028곳, 휴업은 69곳으로 조사됐다.

공인중개사의 개·폐업 현황을 보면 각 지역의 거래가 얼마나 활발한지 짐작할 수 있다. 개업이 폐업보다 많은 지역은 현재 부동산 수요와 공급이 몰리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반대의 경우는 침체 지역이라고 볼 수 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경기도의 개업이 폐·휴업 대비 월등히 많았다. 경기 북부는 지난달 152곳이 새로 문을 열었고 폐업과 휴업은 100곳에 그쳤다. 경기 남부도 256곳이 문을 열고 202곳이 문을 닫거나 휴업했다. 주택 수요가 큰 경기도는 전통적으로 공인중개사 개업이 많은 곳이다.

경기 외에는 부산의 공인중개사 쏠림 현상이 눈에 띈다. 부산 지역은 지난달 94곳이 새로 문을 열고 72곳이 폐업하거나 휴업하며 22곳의 사무소가 순증했다.

부산은 지난해 11월 해운대구, 수영구, 동래구 등이 규제지역에서 해제된 이후 올해 들어 거래가 늘고 있다. 특히 대규모 재개발, 재건축 사업이 곳곳에서 진행되는 등 호재도 있다. 부산의 올해 1~8월 누적 개업사무소 수는 876곳인데 반해 폐업과 휴업은 646곳을 기록해 총 230곳이 순증했다.

대구는 지난달 61개 사무소가 새로 문을 열고 45곳이 문을 닫거나 휴업을 결정했다. 인천 역시 67곳이 개업하고 50곳이 폐·휴업했다. 대구와 인천은 경기도, 서울과 더불어 올해 매달 사무소가 순증한 지역이다.

서울은 312개 사무소가 새로 문을 열었고 302곳이 폐·휴업했다. 개업과 폐·휴업의 차이가 별로 나지 않는 것을 볼 때 공인중개사의 영업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지난달 폐업과 휴업이 개업보다 많았던 지역은 광주, 울산, 충북이다.

광주는 지난달 공인중개사 사무소 개업이 37곳인데 반해 폐업과 휴업은 총 40곳을 기록했다. 1~8월 누적으로 보면 개업 375곳, 폐·휴업이 283건으로 개업이 92건 더 많다. 그러나 1분기를 제외한 4월, 6월, 8월 순감을 기록하는 등 최근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울산은 지난달 16곳이 문을 열고 19개 사무소가 문을 닫았다. 울산 지역의 1~8월 누적 개업은 188곳, 폐업은 164곳, 휴업은 30곳으로 폐·휴업이 개업 사무소 수치를 넘어섰다. 3월, 4월, 5월, 8월에 각각 사무실 수가 순감했다.

충북 역시 지난달 29곳이 개업했지만 30곳이 폐·휴업했다. 최근 충북은 2개월 연속 전체 공인중개업소 숫자가 줄었다.

일각에서는 공인중개사 사무소가 너무 많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지금까지 국내 공인중개사 자격증 보유자 현황을 보면 계속 순증할 확률이 높다. 현재 전국에서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가진 사람은 총 45만명, 그중 11만명이 실제 중개사무소를 차렸다. 약 34만명이 언제든 사무소를 개업할 수 있는 셈이다.

그런데도 최근 사무소 수가 순감하는 지역이 있다는 것은 최근 부동산 시장의 거래 감소로 일거리가 줄고, 중개사 간 경쟁이 치열해졌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자격증을 보유했지만, 사무소를 열지 않은 34만명에 더해 올해 공인중개사 응시 인원만 36만명"이라며 "이 중 몇 명이나 합격할지는 모르지만, 숫자로만 보면 당연히 사무소들이 늘어나야 하는 것이 정상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정부의 규제 정책으로 인해 거래가 줄면서 폐·휴업이 개업을 넘어서는 지역이 늘어나고 있다"며 "치열한 경쟁으로 일거리가 줄어든 중개사들이 허위매물·불법매매 등에 빠질 수 있어 협회 회원들에 대한 공지와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ir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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