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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이란이 反정부 레슬링 선수 처형하자, 美 이란 재판부 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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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반정부 시위 참여한 유명 레슬링 선수 살인혐의로 처형

트럼프 구명 요청도 안먹히자, 국무부 재판부 등 제재

조선일보

지난 12일(현지시각) 영국 런던에서 이란의 반정부 성향 레슬링 선수 나비드 아프카리 처형에 항의하기 위해 모인 시위대가 구호를 외치고 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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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24일(현지시각) 이란이 반정부 시위에 가담했던 유명 레슬링 선수를 처형한 데 대한 보복으로 이란의 혁명법원의 판사와 교도소 등을 제재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란 정권은 이란 사람들의 인권을 존중해야만 한다”면서 반정부 시위에 참여했다가 살인 혐의로 기소된 후 지난 12일 사형이 집행된 이란의 유명 레슬링선수 나비드 아프카리(27) 관련 제재를 발표했다. 미국은 재판을 했던 시라즈 혁명법원의 재판관 2명과 이란 내 인권유린이 만연한 곳으로 알려진 교도소 3곳을 제재 대상으로 올렸다. 미국의 제재대상이 되면 미국내 자산이 있을 경우 동결되고 달러화 거래를 할 수 없게 된다. 또 이들과 거래한 기업과 개인도 제재를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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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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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 장관은 “그(아프카리)는 매우 성급하고 극도로 불공평한 재판에 회부됐다”며 “미국은 나비드의 처형을 애도하고 이란 정권을 규탄하는 나라들과 함께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를 죽인 것은 비양심적인 행위였다. 미국은 모든 나라들이 오늘 발표된 것 같은 제재를 부과함으로써 이란 정권의 책임을 물을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이란 법원은 국내 레슬링 대회에서 여러 차례 우승한 아프카리가 한 공무원을 흉기로 살해했다며 지난달 29일 사형을 확정했다. 또 아프카리를 도운 것으로 알려진 남동생 2명에겐 각각 징역 54년과 27년이 선고됐다. 그러나 살해 동기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아프카리의 사형 확정 소식이 전해지자 이란의 네티즌들은 그가 2018년 1월 반정부 시위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그에게 누명을 씌워 보복성 판결을 내렸다면서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구명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그의 가족들은 면회하면서 몰래 녹음한 음성파일을 근거로 이란 당국이 심하게 고문해 허위 자백을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3일 트윗에서 “이란의 지도자들에게. 이 젊은이(아프가리)의 사형을 집행하지 않고 목숨을 살려준다면 대단히 고맙겠다”라고 했지만, 이란은 지난 12일 국제사회의 압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사형을 집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그의 사형 집행 뒤 낸 성명에서 “매우 충격적”이라며 “국제적으로 구명 운동을 벌였으나 처형을 막지 못해 깊이 실망했다”고 했다.

[워싱턴= 조의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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