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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이슈 세계 속의 북한

외신 “김정은 사과는 한국 내 '반북 여론' 의식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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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9월 19일 평양에서 연 정상회담에서 9.19 평양공동선언문에 서명한 뒤 합의서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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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북전문가와 외신들은 25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국 공무원 사살 사건에 사과한 이유는 한국 내 반북 감정과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적 곤경을 의식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국 공무원이 사살됐는데도 문 대통령이 22일 유엔총회에서 종전선언을 언급해 한국 내 비판이 커졌다는 것이다.

AP통신은 “북한 지도자가 어떤 문제에 대해 한국에 사과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며 김 위원장의 사과는 한국 내 반북 감정과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비판 고조 완화를 기대하며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도 “북한의 흔치 않은 회유 메시지는 문 대통령이 이 사건으로 극심한 정치적 여파에 직면한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북한을 포함한 새로운 이니셔티브를 제안하고 종전선언을 요구한 뒤에 이번 사건이 알려졌다면서 야당 정치인들이 문 대통령의 화해 시도를 조롱했다는 한국 분위기를 전했다.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 국제관계국장은 미국의소리(VOA)에 이번 사살 사건이 북한 중앙정부 차원이 아닌 지역 부대 차원에서 내려진 결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이번 사건으로 문 대통령이 국내적으로 많은 압박을 받는다는 점을 알게 됐고, 문 대통령과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사과했다고 평가했다.

AFP통신은 북한의 사과가 남북 관계가 얼어붙어 있고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인 상황에서 나왔다면서 남한의 분노를 진정시키려는 것이라고 했다. 레이프-에릭 이즐리 이화여대 교수는 AFP에 “김 위원장의 사과는 남북 간 긴장고조 위험을 낮추고 관여 정책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희망을 살려두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잠재적 싸움을 피하고 장기적으로 한국에서 이익을 얻을 옵션을 지키려는 외교적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는 미국의소리에 북한이 전 세계적 비난을 피하려 사과했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한국이 북한의 사과 친서를 공개한 것은 남북 어느 쪽도 이 사건의 결과로 양국 관계의 파열이 확대되는 위험을 무릅쓰고 싶지 않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는 김 위원장의 즉각적 사과가 집권 이후 처음이라면서 김 위원장의 사과로 교착 상태에 빠진 남북 대화 재개를 바라는 한국 정부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했다.

다만, 이번 북한의 사과가 남북 대화 재개로 이어질지를 두고는 전문가 의견이 엇갈렸다.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차석대표는 이번 사건으로 남북 대화 재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고스 국장은 북미 대화가 교착 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북한이 한국과 대화하려 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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