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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태국 유명 야권 지도자, 금기 깬 '군주제 개혁' 공개 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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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진실 논의할 수 있어야"…반정부 집회 핵심 이슈로 자리 잡나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태국에서 반정부 집회를 주도하는 대학생 등 젊은층의 광범위한 지지를 받는 타나톤 중룽르앙낏 전 퓨처포워드당(FFP) 대표가 군주제 개혁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태국에서 금기시됐던 군주제 개혁 문제가 반정부 집회의 핵심 이슈로 자리 잡을지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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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왕궁 근처에서 대규모 반정부 집회
[방콕 EPA=연합뉴스 자료 사진]



태국의 반정부 집회는 지난 2월 제2야당인 FFP의 강제 해산으로 촉발됐고, 현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7월부터 다시 불붙었다.

군부 제정 헌법 개정, 의회 해산 및 총리 퇴진과 새로운 총선 실시, 반정부 인사 탄압 금지 등을 촉구하다가 최근에는 군주제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타나톤 전 대표는 지난 25일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군주제 개혁은 태국을 민주국가로 발전시키는 데 필요한 절차라고 밝혔다.

그는 또 반정부 집회에서 군주제 개혁을 요구하는 대학생들에 대해 "그들의 용기에 감탄한다"면서 "군주제 개혁은 수십년간 대중 의식 속에 있었지만, 아무도 감히 그 문제를 제기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국가가 각자 불편한 진실을 갖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 문제를 안전하게 논의할 수 있어야 하고 어떠한 경우에도 표현의 자유가 존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막대한 유지 비용이 드는 비행기와 헬리콥터 38대를 보유한 왕실의 내년 예산은 2018년의 두 배 이상인 89억바트(약 3천300억원)에 달하지만, 국민과 의회에 세부 내역을 공개하지 않는다"면서 "국민의 세금을 쓰려면 투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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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나톤 전 태국 퓨처포워드당(FFP) 대표
[방콕 AFP=연합뉴스 자료 사진]



왕실모독죄를 규정한 태국 형법 112조는 왕과 왕비, 왕세자 등 왕실 구성원은 물론 왕가의 업적을 모독하거나 왕가에 대한 부정적 묘사 등을 하는 경우 최고 15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왕실모독 행위가 정확히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담겨있진 않지만, 2014년 쿠데타를 통해 집권한 뒤 지난해 총선을 거쳐 집권을 연장한 쁘라윳 짠오차 정부는 이 법을 폭넓게 적용해 왕실모독 행위를 철저하게 단속해왔다.

왕당파 인사인 뚠 시티솜웡은 지난 19∼20일 반정부 집회를 주도한 학생 운동가 등 3명을 왕실모독 혐의로 21일 고발했고, 경찰은 조사에 착수할 뜻을 내비쳤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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