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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고액ㆍ상습 체납자 5.6만, 체납액 51조... 징수액은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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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전두환 전 대통령의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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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이 공개하는 고액ㆍ상습체납자가 체납한 세금이 50조원을 웃돌지만 이 중 실제로 걷은 세금은 1조원대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고액ㆍ상습체납자 명단공개 현황 및 징수실적’에 따르면 국세청은 2004년 이후 지금까지 고액ㆍ상습체납자 5만6,085면의 명단을 공개했다. 이들의 체납액은 51조1,345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징수 실적은 저조하다. 명단이 공개된 5만6,085명 중 일부라도 세금을 낸 사람은 2만3,090명이다. 다만 같은 사람이 매년 조금씩이라도 세금을 내면 매년 징수 인원에 산정되기 때문에 실제 체납 징수 실적은 이에 한참 못 미친다. 이들이 낸 세금은 1조6,491억원으로 전체 체납액의 3.2%에 불과했다.

체납 규모별로는 2억~5억원 체납자가 2만2,335명으로 전체 체납 공개 대상자의 39.8%를 차지했다. 이들이 체납한 세금은 8조1,287억원이다. 체납액 기준으로 따지면 10억~30억원 체납자 1만302명이 14조7,800억원, 5억~10억원 체납자 2만886명은 13조1,020억원을 체납했다. 이밖에 30억~50억원 체납자는 1,391명(4조4,230억원), 50억~100억원 체납자는 774명(4조2,674억원), 100억~1,000억원 체납자 392명(5조7,926억원), 1,000억원 이상 체납자 5명(6,408억원) 등이다.

이 중 1,000억원 이상 체납자는 온라인 도박사이트 운영자인 홍영철(1,633억원)씨, 씨엔에이취케미칼 출자자 박국태(1,224억원)씨, 최순영 전 신동아그룹 회장(1,073억원) 등 개인 3명과 삼성금은(1,239억원), 프리플라이트(1,239억원) 등 법인 2개다. 이밖에 조동만 전 한솔 부회장(714억원), 주수도 전 제이유개발 대표(570억 원), 고 유병언 세모그룹 회장 장녀인 유섬나씨(111억 원), 전두환 전 대통령(31억 원) 등이 포함되어 있다.

국세청은 2004년 ‘10억원 이상의 세금을 2년 이상한 체납자’에 대한 공개를 시작한 뒤 △7억원ㆍ2년(2010년) △5억원ㆍ1년(2012년) △3억원ㆍ1년(2016년) △2억원ㆍ1년(2017년) 등으로 공개 대상 체납자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양향자 의원은 “명단 공개만으로 고액·상습체납자의 징수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국세청은 공평과세를 구현하기 위해서라도 고액ㆍ상습체납자의 징수율을 높일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 =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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