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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5대銀 9월 신용대출 3조 넘나…'관리목표' 낸 은행권, 본격 옥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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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기준 9월 신용대출 증가액 2.6조…'막차' 수요 몰리면 3조 돌파할 수도

시중은행, 전문직·직장인 신용대출 상품부터 '수술'…인터넷은행도 금리 인상

뉴스1

서울 시내의 한 은행에서 대출 상담이 진행되고 있다. 2020.6.16/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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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은행권이 최근 '빚투'(빚내서 투자)·'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다) 등의 영향으로 폭증한 신용대출을 본격적으로 옥죄기 시작했다. 금융감독원이 모든 은행에게 강화한 신용대출 관리 목표를 제출하도록 요구하는 등 강하게 압박했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관리 목표 제출 요구를 두고 신용대출 증가 속도를 크게 떨어뜨리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지난 25일 전 은행이 새 관리 목표와 방안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각 은행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의 24일 기준 신용대출 잔액은 126조8863억원으로 지난달 말(124조3335억원)보다 2조6116억원 늘었다. 지난 8월 중 증가액 4조800억원보단 축소됐지만, 금융당국의 우려에도 지난 7월 2조6800억원에 가까운 증가액을 기록했다.

은행들이 신용대출 한도를 더 낮추고 금리를 높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추석 전 2영업일동안 '막차'를 타려는 이들이 몰리면 이달 신용대출 증가액이 3조원에 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25일 저녁 5대은행, 카카오뱅크·케이뱅크 등 모든 은행은 금융감독원에 신용대출 총량 관리 목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금융당국은 각 은행에 신용대출 증가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우려를 전하면서 연말까지의 신용대출 관리 계획을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특히 신용대출 중 상당금액이 공모주 청약 용도로 사용되는 등 주식 시장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리스크가 더 크다고 판단했다.

금융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경기가 침체되면서 생활자금이나 소상공인의 영업점 유지 비용을 목적으로 신용대출을 받는 이들이 많을 것으로 판단해 일괄 규제 대신 각 은행이 스스로 조절할 수 있게 유도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의사와 변호사 등 고소득 전문직의 소득 대비 신용대출 한도를 50% 수준까지 축소하고, 비교적 정기적인 소득이 있어서 생활자금 목적의 신용대출 수요가 덜한 일반 직장인 대상 신용대출을 먼저 조이기 시작했다. KB국민은행은 오는 29일부터 '전문직 신용대출(4억원→2억원)', 'KB직장인든든신용대출(3억원→2억원)', 'KB Star 신용대출(3억원→1.5억원)' 등으로 대출 한도를 줄인다. 같은날부터 우대금리를 줄이는 방식으로 전체 신용대출 상품 금리를 0.1~0.15%p 인상하는 효과를 내기로 했다.

우대금리를 없애거나 낮추는 방식으로 조절에 나선 곳도 있다. 우리은행은 대표 신용대출인 '우리 주거래 직장인대출'의 우대금리를 항목 중 '공과금·관리비'(0.1%p)를 삭제했다. 대기업 임직원 신규고객에게 적용했던 우대금리 0.1%p 항목도 없앴다. 우대금리 협약을 맺은 기업 직원에 대한 우대금리도 최고 0.6%p에서 0.3%p 낮췄다.

'우리 WON하는 직장인대출'의 우대금리도 최대 0.5%p 낮췄다. Δ우리은행 계좌로 매월 급여이체(0.3%p→0.2%p) Δ우리카드 결제실적(0.2%p→0.1%p Δ재직기업에 따른 우대금리(0.4%p→0.2%p) 등이다. 이를 통해 신용대출 금리를 최고 0.5%p 인상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다. 우대금리 축소는 다음달 6일부터 적용된다.

NH농협은행은 이미 지난 1일 대부분의 신용대출 우대금리를 축소했다. 거래실적에 따른 우대금리는 0.1%p 올렸지만, 정책우대금리(최초 신규고객우대, 농업인 우대 등)는 0.3%p 내려 우대폭을 0.2%p 줄였다. 현재 대출한도 축소 방안도 추가 검토 중이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도 금리 인상과 한도 축소 규모, 발표 시기 등을 고민하고 있다.

인터넷 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는 25일 자로 직장인 신용대출의 최저금리를 기존 연 2.01%에서 연 2.16%로 0.15%포인트 인상했다. 또 다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는 이보다 앞선 지난 18일 신용대출 금리를 최저 연 2.03%에서 2.13%로 0.1%p 올렸고, 마이너스통장 금리는 2.43%에서 2.63%로 0.2%p 인상했다.

한편 한국은행의 '8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은행권의 신용대출 잔액은 5조3000억원 증가해 2004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jd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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