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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가죽 수선 장인’ 김병양씨 박사학위 받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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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 24일 ‘명예철학 박사’ 수여식

한겨레

김병양(가운데)씨가 지난 24일 전남대에서 명예 철학박사 학위를 받고 가족들과 함께 했다. 사진 전남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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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명동 귀퉁이에서 30여년간 가죽제품 수선을 해온 ‘장인’이 박사가 됐다.

전남대는 지난 24일 김병양(84)씨에게 명예 철학박사 학위를 수여했다고 27일 밝혔다. 정병석 총장은 “김병양 할아버지가 살아온 팔십 평생은 전남대 동네 어귀의 느티나무가 척박한 땅에서도 거목으로 자라 동네 사람들에게 쉼터를 내주는 것과 흡사하다”며 “김 할아버지의 삶은 긴 호흡으로 멀리 보며, 최후의 승리자가 되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표상이 될 것”이라고 학위 수여 배경을 밝혔다.

김씨는 “보잘 것 없는 제가 영광스러운 자리의 주인공으로 서게 돼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제 전남대는 ‘우리 학교’가 된 만큼 여생도 전남대를 생각하며 보탬이 될 일을 하겠다”고 밝혔다.

전남 장성 출신인 김씨는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가족 생계를 위해 광주에서 식용유 공장에 다녔다. 마침 공장 인근에 있던 전남대는 “선망의 대상”이었다. 30대 초반 상경한 그는 남대문시장과 명동 일대에서 얼음 등을 배달하는 일을 하다, 쉰살 넘어 명동의 옛 코스모스백화점 귀퉁이의 10평 남짓 구두 수선점을 인수해 ‘명동 스타사’를 차려 ‘가죽 수선 장인’으로 거듭났다. 가게는 핸드백과 가방 등 수입명품 전문 수리점이 됐고, 지금은 딸이 대를 이어가고 있다.

김씨는 지난 4월 전남대에 12억원 상당의 전 재산을 기부(<한겨레>4월22일치 23면)해 많은 이들의 찬사를 받았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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