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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미, 중국 최대 반도체회사 수출 제한 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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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5위’ SMIC 블랙리스트 등재

일각선 한국업체 반사이익 기대도

[경향신문]

미국이 중국 최대 반도체 제조회사 SMIC를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수출제한 조치를 단행했다. SMIC는 2000년 설립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로 시장점유율 기준 세계 5위 업체다.

27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지난 25일 자국 컴퓨터칩 제조사들에 서한을 보내 ‘앞으로 SMIC와 자회사들에 특정 기술을 수출하려면 그 전에 면허를 취득해야 한다’고 통지했다. WSJ는 이번 조치가 SMIC로 하여금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미국산 장비를 구하기 어렵게 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상무부는 SMIC로 수출하는 반도체 기술과 장비가 중국군 활동에 이용될 위험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상무부는 서한에서 “중국 인민해방군의 군사 목적 활용으로 전용될 수 있다”면서 “이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위험”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SMIC 대변인은 “우리는 오직 민간 상업적 최종 소비자들을 위해서만 반도체를 생산하고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을 다시 강조한다”며 반박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미국의 SMIC 제재에 두 가지 의도가 깔려 있다고 본다. 먼저 화웨이 스마트폰 제조에 필요한 반도체 대체 공급처로 거론되는 SMIC의 싹을 잘라 이미 진행 중인 ‘화웨이 제재’를 강화하는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또 ‘반도체 굴기’를 선언한 중국의 파운드리 산업을 주저앉히기 위해 성장 잠재력이 큰 SMIC를 공격하는 의미도 있다.

일부에서는 미국의 SMIC 제재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의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 SMIC는 대만 TSMC와 삼성전자처럼 7나노 이하 초미세 공정 도입을 준비 중이었는데, 미국 정부의 이번 조치로 한계상황에 봉착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는 SK하이닉스가 중국 우시공장에서 파운드리 라인을 본격 가동하면 현지에서 SMIC를 뛰어넘는 경쟁력을 기대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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