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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건강한 가족] 약 먹기 편해지니 혈압·콜레스테롤 수치 좋아져 마음도 편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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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종류 늘면 복약순응도 하락

성분 다른 약 섞은 복합제 복용

각각 먹는 것보다 유효성 높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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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을 비롯해 당뇨병·고지혈증 같은 만성질환은 매일 약을 복용하면서 병을 치료·관리한다. 이때 중요한 것이 의료진의 처방대로 약을 제때, 올바른 방법으로 잘 챙겨 먹는 ‘복약순응도’다. 아무리 좋은 약이라도 약 복용에 소홀하면 치료 효과가 떨어진다. 오히려 병을 키우거나 합병증을 부른다. 전에 없던 병이 새로 생기기도 한다. 최근 의료계에서는 여러 종류의 약 성분을 하나로 합쳐 복용해야 하는 약의 개수를 줄인 ‘복합제’에 주목한다. 복약순응도가 높아지고 질병 치료 효과가 좋아진다. 만성질환 관리에 효과적인 복합제에 대해 살펴봤다.

올바른 약 복용은 만성질환 치료의 핵심이다. 매일 먹는 약은 효과가 하루 동안만 유지된다. 바쁘다거나 몸 상태가 좋아졌다는 이유로 약 복용을 거르거나, 제시간에 복용하지 않고 적정 용량보다 많이 혹은 적게 먹으면 치료 효과가 떨어진다. 그깟 약이 대수냐고 생각하기 쉽지만 복약순응도에 따라 장기적 예후 차이는 크다. 실제 고혈압약 복약순응도가 높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혈압이 잘 조절될 확률이 3.44배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복약순응도를 높이는 것이 치료 방법을 개발하는 것보다 인류 건강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약 제때 안 먹으면 합병증 위험 급증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같은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면 철저한 약 복용은 더욱 중요하다. 복약순응도 자체가 치료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이를 확인한 연구도 있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연구진은 2003년부터 2011년 사이 당뇨병으로 진단받고 약을 먹기 시작한 환자 1만3848명을 대상으로 복약순응도를 조사했다. 그 결과 약을 제대로 먹는 환자는 40.4%에 불과했다. 복약순응도는 처음 약 처방 후 6개월, 12개월이 지나면서 급격히 떨어졌다. 이에 따른 합병증 발생 위험은 약을 제대로 먹을 때보다 30.5%, 당뇨병 악화로 인한 입원 위험은 32.3% 높아졌다. 다른 연구에서는 혈압이 잘 조절되지 않은 고혈압 환자의 60%는 복약순응도가 불량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혈압 조절에 실패하면 허혈성 심장 질환 위험이 3~4배, 뇌졸중 위험은 8배 높아진다.

문제는 나이가 들수록 동반 만성질환이 늘면서 여러 종류의 약을 먹어야 한다는 점이다. 복약순응도는 한번에 먹는 약의 수량과 반비례한다. 가정의학회지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대학병원 노인병센터를 방문한 60세 이상 환자 60명을 분석한 결과, 하루에 복용해야 하는 약 가짓수가 4개 이하일 때 복약순응도는 81.2%였지만 5개 이상일 땐 46.4%로 뚝 떨어졌다. 복합제가 대세로 떠오른 배경이다.

국내에서도 복합제 개발에 초점을 맞춘다. 보령제약의 경우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ARB) 계열 약 중에서 혈압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가장 우수한 피마사르탄 성분(제품명 카나브)을 기본으로 한 다양한 복합제로 약 복용을 단순화하고 있다. ‘카나브 패밀리’ 전략이다. 지금까지 총 다섯 종류의 복합제를 출시했다. 카나브와 이뇨제를 섞은 ‘카나브플러스’, 카나브에 말초 혈관을 확장시키는 기전으로 혈압을 떨어뜨리는(CCB 계열) 암로디핀 성분을 추가해 혈압 강하 효과를 높인 ‘듀카브’, 카나브에 체내 콜레스테롤 합성을 억제하는 로수바스타틴을 더해 고혈압·고지혈증을 동시에 치료하는 ‘투베로’, 카나브·암로디핀·로수바스타틴 등 세 종류의 약을 섞은 ‘듀카로’, 카나브에 또 다른 고지혈증 치료 성분인 아토르바스타틴을 복합한 ‘아카브’ 등이다.

각각 따로 먹던 약을 한번에 복용하는 복합제의 치료 효과는 강력하다. 고혈압·고지혈증을 모두 동반한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듀카로를 복용한 경우 목표 혈압에 도달한 환자 비율(혈압 반응률)은 86%, 콜레스테롤 치료 목표 달성률은 81%에 달했다. 구체적으로 듀카로는 피마사르탄만으로 혈압 조절에 실패한 환자의 수축기 혈압을 약 22㎜Hg 낮췄고, 나쁜(LDL) 콜레스테롤은 48% 낮췄다.

3제 복합제, 치료 목표 달성률 80%

치료 유효성이 입증되면서 복합제의 매출 성장세 역시 두드러진다. 올해 카나브 패밀리 5종은 연 매출 1000억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보령제약은 복합제를 주력으로 한 카나브 패밀리 전략으로 지속적인 실적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카나브 패밀리의 주성분인 피마사르탄의 물질특허가 2023년까지 유지된다. 특허 존속 기간에는 다른 제약사에서 피마사르탄 성분을 활용해 약을 출시하지 못한다. 특히 ARB·CCB 계열 고혈압 성분을 섞은 듀카브 저용량 제품은 별도로 용량에 따른 조성물 제형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카나브 물질특허가 끝나도 2031년까지 제형 특허가 유지된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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