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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기고] 코로나가 촉발한 車산업 5가지 화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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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코로나19 사태는 자동차 산업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세계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은 올해 7942만대로 전년 대비 13% 감소할 전망이다. 이러한 저성장은 장기화돼 2023년에나 작년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현대·기아자동차가 국내 시장에서 선전해 상대적으로 작은 타격을 받았지만 여전히 글로벌 시장 위축으로 영업이익은 반 토막 난 상태고 하반기에도 V자 반등은 어려울 것 같다. 그러나 위기 속에서도 긍정의 메시지가 포착되는 바, 이를 분석해 유의한 메시지를 찾고자 한다.

첫째, 코로나 사태가 오히려 친환경 수요를 자극했다. 팬데믹을 경험한 코로나 시대는 인류 전체 삶의 질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환경을 보다 심각히 생각하게 했다. '그린생존'이 화두로 대두되면서 유가 급락에 따른 내연기관차의 부활은 기우에 그치게 됐다. 유럽자동차제조사협회 등이 유럽연합에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 완화를 요청했지만 오히려 독일 자동차 제조업체 '빅3(다임러, 폭스바겐, BMW)'가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친환경 정책과 투자가 되돌릴 수 없는 수준이고 소비자 인식도 용납이 안 되기 때문이다.

둘째, 중국 시장에 대한 재조명이다. 글로벌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지속해 온 중국이 올해는 10% 이상 역성장할 것이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부품 공급망의 대혼란은 탈중국화를 가속화했고 해외 투자를 3분의 1 이상 위축시켜 리쇼어링(Reshoring)을 부채질하는 탈세계화를 이끌고 있다.

셋째, 비대면 요구가 몰고 온 개인화 소비문화다. 코로나 사태 이전에 광풍을 일으켰던 우버, 리프트, 그랩 등 승차공유 서비스업체는 비대면과 사회적 거리 두기 요구로 존폐 기로에 서 있다. 코로나 시대의 신소비문화는 승차공유보다는 청결이 보장된 차량을 공유하는 차량공유, 특히 개인화 요구를 만족시키는 구독서비스(리스, 렌탈 포함)가 중심이 될 것이다.

또한 재택근무에서 겪는 답답함을 해소하면서 접촉 범위를 가족으로 제한하려는 경향은 레저 차량의 수요 증대로 이어지고 있다. 비접촉 개인화 요구가 늘어날수록 차량통신을 통한 연계성의 요구, 즉 차량사물통신(V2X) 기술도 발전할 것이다.

넷째, 수많은 부품 조립이 특성인 자동차 산업에서의 소통과 협업은 경쟁력의 근간이다. 비대면 업무로의 전환은 곧바로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할 것이다. 모토쇼를 통한 정보 교류·마케팅 활동에 대변화, 즉 가상현실을 활용한 비대면 마케팅 플랫폼이 자연스레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마케팅뿐만 아니라 거의 전 분야에서 클라우드를 근간으로 한 정보통신기술(ICT) 활용이 자리 잡을 것이다.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될수록 성과 평가는 시간 중심에서 가치 중심으로 이동하고, 프로젝트 단위 중심의 업무 소통이 파일·팀 단위로 세밀화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차량 실내의 청결을 높이는 위생공조시스템이 등장할 것이다. 테슬라를 비롯한 자동차 회사들은 대용량 에어필터·이오나이저를 통해 실내 공기 정화 수준을 병원 수술실 또는 무균실 수준으로 높이는 시도를 하고 있다.

상용차에 대한 공중위생 청결 수준을 제고하는 여러 방안도 대두될 것이다. 이와 함께 휴대폰을 통해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방안도 나올 것이다.

결국 코로나가 다섯 가지 대변화, 즉 '그린생존, 탈세계화, 개인화, 디지털 전환, 위생공조'를 도도히 유도할 것이며, 이러한 변화를 선도하는 자만이 코로나와 함께하는 세상의 승자가 될 것이다.

[이우종 서울대 산업공학과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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