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 부풀리기 등 온갖 탈세 꼼수…실제 파산 위기"
NYT, 세무자료 분석 집중 보도에 트럼프 "가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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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년 동안 소득세를 내지 않았으며, 세금을 줄이거나 내지 않기 위해 갖은 꼼수를 부린 것으로 나타났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뉴욕타임스(NYT)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016~2017년 소득세로 고작 750달러(약 88만원)만 납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NYT는 자체 입수한 세무자료 보고서에 대한 분석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5년 중 10년간 소득세를 전혀 내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NYT는 이 보고서의 입수 경위를 밝히지 않았지만 합법적인 경로를 통해 입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사업이 전체적으로 막대한 손실을 입고 있다고 보고함으로써 자신의 세금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2008년 당시 최소 4억3490만달러의 소득을 올렸지만, 세무 보고에는 4740만달러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주장했다고 지적했다.
NYT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대규모 손실을 선언한 후 국세청으로부터 이를 이유로 세금 7290만달러(855억원)를 환급받았으며, 이로 인해 10여년 넘게 국세청 감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만약 국세청이 감사에서 위법 사항이 적발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1억달러 이상을 벌금으로 낼 수 있다. 이같은 판결이 현실화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파산할 수도 있다고 NYT는 전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사업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플로리다주 도랄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소유한 골프 리조트 © AFP=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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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면초가에 몰린 트럼프의 사업들 : NYT에 따르면 성공한 사업가와 억만장자라는 대중적 이미지를 구축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일련의 재정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2년 동안 골프장 사업에서 수백만달러의 손실을 입었으며 앞으로 수년 내 갚아야 할 빚도 수억달러다.
NBC TV 시리즈 '어프렌티스'와 라이선스 거래에서 얻은 그의 수입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자금난에 허덕이는 부동산 사업의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수년 전 거의 모든 주식을 매도했다. 또한 앞으로 4년 안에 트럼프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책임져야 할 대출금 상환액이 3억달러 이상이다.
어프렌티스의 제작자 마크 버넷과 도널드 트럼프, 멜라니아 트럼프. © AFP=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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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탈세·절세 위해 몸부림 :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사업 손실을 줄이기 위해 세금을 내지 않거나 덜 내기 위해 각종 수단을 동원했다고 폭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많은 거래 목록을 사업비 지출로 분류해서 세금을 탕감하는 수법을 썼다.
'어프렌티스'에 출연하면서 미용사에게 7만달러(8215만원)를 지불한 것과 자신의 딸 이방카 트럼프를 위한 헤어 및 메이크업 서비스 비용으로 9만5000달러(1억1150만원)를 지출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또한 그는 뉴욕 웨스트체스터 카운티의 한 부동산을 세금을 줄이려는 목적으로 한 투자임에도 '트럼프 일가의 은퇴'를 위한 부동산으로 등재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녀들에게 돈을 지불하는 방법으로 컨설팅비를 사용하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010~2018년 사업비로 지불한 '컨설팅 수수료'를 2600만달러 공제했는데, 이방카가 세금신고서에 동일한 2600만달러를 컨설팅 수입으로 기재했다는 것이다.
◇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외국서 돈벌어 :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대통령 취임 후 첫 2년 동안 외국 기업들과의 거래를 추진하지 않겠다는 공약을 어기고 필리핀과 터키 등 권위주의 성향의 국가들과 거래에서 7300만달러를 벌어들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이 된 이후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마러라고 리조트, 워싱턴 호텔, 마이애미 도랄 리조트에서 일부 경제단체들의 행사가 급증한 점도 의구심을 자아낸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미상공회의소(CHAM), 빌리그레이엄복음주의협회 등이 최근 몇 년간 트럼프 대통령 소유지에서 행사를 개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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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NYT 보도는 가짜뉴스" 주장 : 트럼프 대통령은 NYT 보도가 나간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보도 내용이 "완전한 가짜뉴스"라며 "나는 많은 돈을 납부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그는 "현재 나의 납세에 대한 회계 감사가 이루어지고 있다"며 "감사 후 그 내용을 기꺼이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그룹의 한 변호사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이 보고서는 전부는 아니더라도 대부분이 부정확해 보인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자신의 납세 내역에 대한 공개를 거부했다. 이는 미국의 대선 후보와 대통령이 납세 내역을 공개하는 관례를 깬 것이다.
워싱턴 미국 국회의사당. © AFP=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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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하원, 트럼프 세금신고서 확보 주력 : 미하원 세입위원회는 트럼프 대통령의 세금신고서를 확보하고자 소송을 진행 중이다.
리처드 닐 미하원 세입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세법을 어기고 법적 투쟁을 통해 빚을 갚지 않거나 지연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자신의 세금신고서가 "매우 아름답다"고 밝혔지만, 국세청에서 감사를 받는 동안에는 서류를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가 임명한 척 레티그 국세청장은 감사가 진행되는 동안 이 문서를 공개하는 것을 금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세금탈세 의혹과 기업 경영 실적은 오는 11월3일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펼쳐지는 선거운동에서 상당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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