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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기고] 데이터가 불러온 글로벌 광고 시장의 뉴 패러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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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글로벌 산업 환경은 데이터(Data)와 테크(Tech)를 중심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이 펼쳐지고 있다. 그 중 단연 돋보이는 영역은 광고/마케팅 산업이다. ‘천지개벽’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만큼, 전통 광고 시장을 주름잡던 광고계 거물과 데이터와 테크로 중무장한 신흥 강자간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

전세계 디지털 광고 매출 순위를 살펴보자. 다년간 막대한 규모로 인수합병하며 데이터와 디지털 전문성을 갖춘 엑센츄어(Accenture), 딜로이트(Deloitte), IBM, PWC 등이 1위부터 4위를 석권했다. 기존 광고 자이언트인 WPP, Omnicom, Publicis 등을 제치고 말이다. 참고로 컨설팅펌 4개사의 매출은 10위권 안에 있는 나머지 모든 광고 대행사의 매출을 합한 것 보다 3배 이상 높다.

IT동아

2019 글로벌 광고 에이전시 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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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마케팅의 변화

기성 광고사는 매스마케팅 역량을 우선시했다. 메시지 전달을 위한 효율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고객을 분석하고 이해해야 하는, 멀티 컨셉과 멀티 타겟에는 적합하지 않다. 매스마케팅은 고객을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니다. 전세계 광고 업계에서 이뤄지고 있는 세대 교체 이유다.

이제 광고/마케팅은 광고주가 고객에게 일반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고객을 이해해야 한다. 정교한 오디언스 데이터를 바탕으로, 초개인화한 브랜드 경험을 전달해야 한다. 고객별 구매 여정 단계, 페르소나 등 가능한 모든 정보를 고객 단위로 세분화하고 이에 기반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플랫폼을 통해 프로그래머틱하게 적시에 운영해야 하는 새로운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변화를 가장 빠르게 파악한 것은, 기업의 핵심 전략가들과 직접 소통하던 컨설팅펌들이다. 그리고 막대한 규모의 인수합병과 인재영입을 통해 관련 전문성을 확보했다. 결과는 앞서 소개한 바와 같다. 단기간에 광고 시장을 파고들어 선두를 점령한 것.

데이터와 기술로 무장한 신흥 강자들

단연 돋보이는 기업은 액센츄어 인터랙티브다. 액센츄어 인터랙티브(Accenture Interactive)는 글로벌 경영 컨설팅펌인 액센츄어의 디지털 마케팅 에이전시 사업 부문으로, 2013년부터 광고/마케팅 관련 기업을 인수하면서 2019년 기준 10조 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했다.

최근 6년간 30개가 넘는 데이터 분석, 프로그래머틱 관련 기업과 크리에이티브/광고/마케팅 관련 기업을 인수했다.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IT 컨설팅 전문성에 '데이터/테크 전문성'과 에이전시로서 갖춰야 할 '마케팅 수행 능력'을 결합한 것이다. 디지털 기술로 확장된 마케팅 시장에서 요구되는 모든 역량을 내재화하고 있다.

지난 2019년도에는 ‘디지털’ 부문 역량강화를 위해 관련 기업 인수를 위한 예산으로 15억 달러(약 1조 7,000억 원)를 배정했으며, 올해초 실적발표를 통해 2020년에도 16억 달러(약 1조 9,000억 원)을 인수 관련 예산으로 책정했다. 적극적인 인수 전략이다. 올해에는 ‘데이터 분석’, ‘클라우드 역량’ 강화에 집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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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전체 광고 시장 분야별 점유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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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 광고 에이전시는?

기성 광고 에이전시들은 이러한 패러다임의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세계 1위 광고 그룹 WPP는 두가지 행보를 동시에 보였다. 창업주인 마틴 소렐(Martin Sorrel)은 33년간 이끌던 WPP를 뛰쳐나와 데이터와 테크 중심의 컨설턴시형 에이전시 S4 Capital을 새롭게 설립했다.

WPP도 시장 변화를 보고만 있지는 않았다. 액센츄어에 이어 2위로 올라선 Deloitte Digital에서 글로벌 사업을 총괄한 앤디 메인(Andy Main)을 WPP 계열사 오길비(Ogilvy) CEO로 영입하며, 데이터 분석, 시스템 매니지먼트 역량 확보에 주력했다. WPP에게 오길비는 WPP를 세계에서 가장 큰 광고회사로 만들어준 상징적인 존재로서, WPP 체질을 뼛속부터 갈아 엎겠다는 의지의 표출로 보인다.

세계 3위 Publicis는 데이터 인프라, IT 컨설팅 그룹 사피엔트(Sapient)를 인수하며 데이터와 테크가 열쇠라는 방향성에 공감, “1,000조 원 이상의 시장에서 누구에게나 룸(room)은 있다”라며 반격에 나섰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광고/마케팅 산업에 글로벌 컨설팅 기업 엑센츄어를 필두로 큰 패러다임의 변화가 있었다. 데이터와 테크 중심의 마케팅 산업이 이미 글로벌 매출 순위 변동으로 나타날 만큼 선명하게 진행 중이다. 그리고 국내 시장도 이러한 트렌드를 읽고 대응하려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20세기 대표적인 경제학자로 꼽히는 조지프 슘페터(Joseph Schumpeter)는 기술(Tech) 중심으로 기업가(Entrepreneur)에 의해 실행되는 ‘낡은 것이 파괴되고 새로운 질서가 구축되는 혁신의 과정’을 ‘창조적 파괴(Creative disruption)’라는 개념으로 설명했다.

창조의 편에 설 것인가, 파괴되어 사라질 것인가. 데이터 역량은 이미 글로벌 광고/마케팅 시장의패러다임을 바꿔 놓았고, 산업의 핵심 역량이 데이터와 테크로 바뀌자 컨설팅펌들은 재빠르게 해당 역량을 중무장하고 시장을 장악해 나갔다.

국내 광고 시장 역시 ‘데이터 드리븐’ 이라는 증명된 메가웨이브 안에서 재편의 시간을 맞이하고 있으며, 재편의 주인공은 데이터와 활용기술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글 / 아이지에이웍스 마국성 대표

아이지에이웍스(IGAWorks)는 2006년 설립 이후 광고/마케팅 분야에 full stack 데이터/테크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CDP(Customer Data Platform), ‘DMP(Data Management Platform)’, ‘ATD(Advertising Trade Desk)’ 플랫폼 및 3,500만 명 규모의 모바일 사용자 행태/기호에 관한 데이터 자산을 바탕으로 광고/마케팅 기업의 디지털 광고 역량 강화에 노력하고 있다.

편집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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