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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4 (금)

분주해진 한미 외교·안보 라인…이도훈 訪美, '종전선언'도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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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급 외교·안보 라인 이달들어서만 세 번째 방미

비건 부장관 포함 미 행정부 인사 두루 접촉 예정

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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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의 급거 방미(訪美)한데 이어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이 미국을 방문하면서 한국과 미국의 외교·안보 라인이 분주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원활하지 않았던 고위급 대면외교가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집중되고 있고, 북한이 월북 남측 공무원을 사살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긴장감까지 감도는 분위기다. 내달 4일 끝나는 추석 연휴 직후에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도 2년만에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28일 외교부에 따르면 한국측 대북특별대표인 이도훈 본부장이 오는 30일(현지시간)까지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를 포함해 미 행정부 인사들과 두루 접촉할 예정이다. 이달들어서만 최종건 외교부 1차관,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에 이어 고위급 인사의 세 번째 방미다.


이달 초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은 미국을 방문해 한미 양국 현안을 논의하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점검한데 이어 국장급 실무협의체인 ‘동맹대화’를 신설하기로 했다. 이후 비밀리에 방미한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 4박5일 동안 미국을 방문해 국무부, 국방부, 에너지부, 상무부 등 정부 관계자들과 싱크탱크 인사들을 만났다.


이번에는 이 본부장이 투입됐다. 유엔(UN)총회에서 나온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종전선언' 제안, 북한의 남측 월북 공무원 총살 사건 등 여러 현안을 둘러싸고 무게감은 더욱 커진 상황이다. 이 본부장은 이번 방미 길에 문 대통령이 지난 23일 유엔 총회 연설을 통해 밝힌 ‘한반도 종전선언’을 논의 테이블에 올릴 예정이다. 한반도 정세와 미국 내 정치 이슈 등을 고려할 때 변곡점이 될 만한 중요한 시기라는 판단을 내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본부장은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과 종전선언도 논의하느냐는 질의에 "이번에 방미한 취지가 모든 관련된 현안에 대해 이야기한다고 가는 것이어서 당연히 종전선언에 대해 얘기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국 대선 전에 종전선언을 추진하려는 것이냐는 질의에 "얘기해보겠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얘기를 나눠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앞서 출국 전 인천공항에서도 기자들과 만나 “현재 지금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시키는 데 있어 현재 우리는 매우 중요한 시점에 와 있다”면서 “비건 대표를 만나 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대화를 재개해 한반도 평화 정착 과제를 어떻게 추진할지 긴밀하게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월북 남측 공무원을 사살한 사건도 양측의 논의 테이블이 오를 전망이다. 사건 이후 나흘만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명의의 이례적인 공식 사과 표명이 나온 가운데 8일과 12일 남북 정상이 주고 받은 친서를 두고 논의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 본부장은 출국 전 “현재 과제는 사실관계를 규정하는 것이고 남북관계 영향에 대해서는 예단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미국 도착 후 델레스 공항에서는 "(미국과) 어떻게 같이 공조할 수 있을지 중점적으로 얘기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신중한 반응을 이어가고 있는 미 국무부는 한국 정부의 대응을 적극 지지한다고 밝히면서 김 위원장의 공식 사과 표명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미 국무부는 이번 사건에 깊은 애도를 표하고 “북한의 사과는 도움이 되는 조치”라고 평가하면서 “동맹인 한국의 규탄과 북한의 완전한 해명에 대한 한국의 요구를 적극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외교 소식통은 "이도훈 본부장의 방미는 내달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일 도발 가능성 등에 대비한 한반도 상황관리에 맞춰져 있었지만 최근 상황이 급변한 만큼 양측 모두 정세 파악에 주력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논의의 초점은 이 본부장이 비핵화 대화 재개와 한반도 프로세스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면서 대북 공조체제를 강화하는 데 맞춰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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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회담을 마치고 나와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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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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