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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6 (일)

태풍, 더 강해지고 한반도 자주온다…"온난화 등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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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 해양환경 변화 관련 강좌

올해 태풍, 해수온 상승 등 영향

양쯔강 저염분수 방류 등도 영향

세계적으로 해수온도 상승 추세

해수온도 올라가 CO2 흡수 못해

태풍 발생 수 감소…강도 강해져

뉴시스

[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 제8호 태풍 '바비'가 우리나라를 지나 북한 지역으로 북상 중인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시내에서 출근길 시민이 우산으로 바람과 비를 막고 있다. 2020.08.27. dadaz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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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최현호 기자 = 올해 강한 세력을 가진 태풍이 연달아 한반도를 덮치는 이상기후를 보인 가운데, 앞으로 발생하는 태풍들은 점차 더 강해지고 한반도 방향으로 향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지구 온난화 등으로 인해 해수 온도가 상승하고, 기압계가 변화하면서 이 같은 현상이 심화한다는 것이다.

기상청은 28일 '기후변화에 따른 해양환경 변화' 온라인 강좌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전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친 태풍 3개(제8호 태풍 바비·9호 태풍 마이삭·10호 태풍 하이선)는 단기적으로 높은 해양 수온, 중국 양쯔강의 저염분수 방류, 서해 저층 냉수의 영향을 받았다.

일반적으로 태풍은 해수 온도가 높을수록 세력이 강해지는데, 바비가 북상할 당시인 지난달 24일의 경우 제주 남쪽 해상은 30~31도의 고수온을 보였다. 약 일주일 뒤 마이삭이 북상할 때 해수온도가 27~28도까지 회복되긴 했지만 여전히 높은 상태였다.

유승협 해양기상과장은 "보통 태풍은 26도 이상 오르면 세력을 발달시킨다"면서 "태풍을 약화시킬 조건이 아니었다"고 했다.

올해 여름철 중국에 엄청난 양의 비가 내리면서 양쯔강을 통해 역대 최대 저염분수가 방류돼 제주까지 영향을 미친 점도 이번 태풍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기상청은 분석했다.

저염분수가 있으면 불순물(염분)이 있을 때보다 수온이 올라갈 가능성이 높아지고 해수의 성층이 강화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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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뉴시스]우장호 기자 = 제9호 태풍 '마이삭'이 북상 중인 지난 2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리 앞바다에 커다란 파도가 밀려오고 있다. 2020.09.02. woo1223@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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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층 강화와 관련해선 기본적으로 해수 위쪽은 따뜻하고 가벼운 물이, 아래 쪽은 차갑고 무거운 물이 있는데, 이런 성층이 강화돼 태풍의 용승(찬물을 끌어올리는 것)을 방해해 태풍이 더욱 강해진다는 의미라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태풍은 일반적으로 찬 물을 끌어올리면서 세력이 약해지는 경향이 있다.

기상청은 우리나라 인근 해역 수온의 경우 긴 장마의 영향으로 최근 10년 평균보다 낮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상승하는 추세라고 언급했다.

우리나라 주변 해양 수온은 최초 관측을 시작한 1997년에 20.7도를 보인 이후, 2020년 21.8도를 보이며 지속적인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해수온을 월별로 보면 6월 19.7도, 7월 21.2도, 8월 24.7도로 관측됐다. 해역별로 보면 서해는 21.1도, 남해 22.7도, 동해 22.2도였다.

특히 기상청은 북서태평양의 수온 상승, 윈드시어(대류 상하층 바람의 속도차) 약화, 북태평양 고기압 확장으로 인해 앞으로의 태풍은 점점 더 강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IPCC(기후 변화 관련 대책 마련을 위해 만들어진 유엔 산하 국제 협의체)의 시나리오에 따르면 21세기 말 전 지구 평균 해수면 온도는 온실가스 배출 정도에 따라 현재보다 1.4~3.7도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아시아의 경우 평균 해수면 온도가 1.9~4.6도로 더 높게 올라갈 것으로 분석됐다.

이렇게 온도가 오르면 바다가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흡수를 못하게 되고, 태풍은 더욱 강해지는 경향을 보인다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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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뉴시스] 이은희 기자= 지난 7일 오전 7시 58분께 경주소방서가 태풍 '하이선'의 영향으로 주택이 침수된 현곡면 나원리 주민을 대피시키고 있다. (사진= 경주소방서 제공) 2020.9.7.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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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기상청은 지구 온난화로 점점 해수 온실가스 흡수능력이 약해지면서 21세기 말에는 20%로 감소(20세기 말 29%)하고, 대기 잔류량은 20세기 말 47%에서 60%까지 증가한다는 보고서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산화탄소가 2배 증가할 경우 태풍이 3배 이상 강해진다는 모델 실험 결과도 덧붙였다.

결과적으로 기상청은 태풍 발생 수는 감소하고, 발생 위치는 북상하고, 강도는 더 강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태풍 발생 수가 감소하는 것은 지구온난화로 인해 지구 온도 상승→열대 대류권 상층 기온이 하층에 비해 따뜻해짐→대기 안정화→열대 대류 활동 약화의 순서로 기상청은 설명했다.

태풍이 강해지는 것은 지구온난화로 인해 지구 온도 상승→열대 대류권 하층에서 수증기 증가→안정화된 대기에서 태풍 발생→태풍이 높은 수온 및 풍부한 수증기 공급의 영향 받음의 순서라고 전했다.

그외에도 기상청은 북태평양 고기압이 동아시아에 더욱 가깝게 확장하면서 태풍이 대만이나 필리핀에서 발생해 우리나라에 오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언급했다.

유 과장은 "태풍 미래 전망 보고서를 보면 현재보다 풍속이 강해지고, 기압이 떨어지는 강한 태풍 오게 될 것"이라면서 "올해 태풍처럼 괌이나 적도 지역이 아니고 고위도 지역에 생기면서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wrcmani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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