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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이동걸 산은 회장 "노사갈등, 구조조정의 심각한 장애요인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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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분리매각도 쉽지 않아 고민"

아이뉴스24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28일 기자간담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산업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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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김다운 기자] 연임 후 처음으로 기자간담회를 연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구조조정 기업들의 노사갈등에 대해 쓴소리를 던졌다.

이 회장은 28일 연임 이후 첫 기자간담회를 온라인으로 열고, 연임 임기 동안 중점을 둘 과제로 구조조정, 혁신성장, 산업은행의 경쟁력 제고를 제시했다.

그는 구조조정 기업의 노사갈등에 대해 특히 우려를 표시했다.

이 회장은 "구실기업의 구조조정 못지 않게 구조조정과 관련한 낡은 관습과 사회 인프라도 많이 개선돼야 한다"며 "이 부분은 구조조정의 심각한 장애요인이 될 뿐만 아니라 불필요한 갈등요인도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것으로 불필요한 노사갈등을 꼽았다.

그는 "구조조정은 이해관계자인 채권자, 회사, 노동조합 모두가 엄정하게 고통을 분담해야 성공할 수 있지만, 몇몇 회사의 노조는 자구계획 마련 당시 약속한 사측 및 채권단과의 합의사항을 실현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회사가 이익이 나면 임금인상을 논의하도록 합의해놓고, 아직 적자가 계속되는 상황인데도 임금인상을 주장하고 파업을 결의하거나, 일정 기간 무급휴직을 약속했음에도 그 기간을 지키지 않고 파업을 통해 이를 번복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회장은 "노사 간의 신뢰가 저해되면 앞으로 구조조정의 추진이 매우 어려워진다"며 "우선 회사를 살리고 그 다음에 임금이나 복지 개선에 대해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논의를 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특히 노사 갈등으로 미국 본사에서 부평2공장 폐쇄까지 거론한 한국GM에 대해 "이 같은 사태는 어렵게 이루고 있는 경영 정상화에 굉장히 큰 충격을 줄 수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며 "한국GM 노사가 합리적으로 원만한 합의를 봤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앞으로 노사협약의 관행도 개선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매년 하고 있는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을 몇년 단위로 협의할 필요가 있고, 호봉제에 대한 재검토도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쌍용차, 지속가능성 판단이 중요

이 회장은 미국 HAAH오토모티브홀딩스가 쌍용자동차 인수를 위해 마힌드라 측과 협의중인 것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은 산업은행이 관여할 사항은 아니며 마힌드라와 잠재적 투자자 간에 굉장히 긴밀하게 협상하고 있다는 내용은 보고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쌍용차 구조조정에 대해 "대주주의 책임 있는 행동도 있어야 하고 이해 당사자의 고통 분담도 있어야 하지만 가장 본질적인 것은 사업의 지속가능성"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HDC현대산업개발의 인수가 무산된 아시아나항공에 대해서는 곧 외부 컨설팅을 실시한 후 추후 가능한 시점에 재매각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 회장은 "아니아나항공의 통매각도 힘들겠지만 분리매각도 쉽지 않을 것 같아 걱정이 된다"고 토로했다.

그는 "너무 비용감축과 고통분담만을 강조하다보면 필수인력 이탈과 핵심사업 붕괴까지 올 수도 있다"며 "조만간 노조와 만나서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겠다"고 전했다.

저가항공(LCC)에 대한 지원 여부는 개별 기업의 상황이 모두 상이하기 때문에 각각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 지원 충족 기업은 제주항공과 에어부산 2개사만이다. 에어부산은 아시아나항공 매각과 관련된 이슈가 있어 추후 검토하고, 제주항공에 대해서는 기금 신청 시 지원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이 회장은 이스타항공에 대해서는 "이스타항공은 코로나19 이전부터 완전 자본잠식 상태로 직접 지원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기안기금 요건도 충족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선을 그었다.

◆초기투자 넘어 스케일업 혁신기업 투자로

이 회장은 혁신성장 지원에 대해 스타트업 투자를 넘어 스케일업 투자에도 공을 들일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초기 기업을 발굴해 투자하는 단계를 넘어서 기업들이 유니콘 기업으로 커나갈 수 있는 환경이 되기 위해 펀드를 대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국내 벤처캐피털(VC) 투자는 금액 한계가 있어, 그동안 이뤄진 거액투자는 전부 해외 자본이었다는 점에 아쉬움을 표했다.

이 회장은 "쿠팡이나 마켓컬리, 셀트리온 등 한국의 잘나가는 기업에 대한 큰 투자는 전부 외국에서 했다"며 "우리 스스로 우리 기업을 키워주고 투자의 성과를 향유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스케일업 투자에 힘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바이오와 그린뉴딜은 한국판 뉴딜 맟 코로나19 위기상황과 관련해서도 굉장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감염성 질환이 대규모로 발생했을 때 적절히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고 새로운 첨단 먹거리 산업으로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내다봤다.

이 밖에 물류산업 등 전통산업 중에서도 낙후된 산업에 대해서도 첨단화하는 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김다운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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